요즘은 마무리 수난시대다. 세이브왕을 했던 천하의 임창용(삼성) 손승락(넥센)도 쉽게 리드를 지켜내지 못한다. 둘다 140㎞ 후반의 빠른 공을 구사하지만 불안한 상황을 자주 만든다. 블론세이브로 팀을 위기에 빠트리기도 한다.
이런 요즘 분위기에서 롯데 자이언츠 마무리 김승회(33)의 호투는 더욱 빛나고 있다. 그는 9팀의 주전 마무리 중 유일하게 블론세이브가 없다. 김승회는 지난 4월 27일 SK전에서 첫 세이브를 기록한 후 지금까지 총 18경기에 구원 등판해 10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번 시즌 시작은 불펜에서 했고, 이전 마무리 투수들이 흔들렸고 김승회에게 클로저 보직이 주어졌다. 프로입단 이후 처음 해보는 역할이다.
김승회는 6월에만 5세이브를 추가했다. 지난 8일 SK전부터 19일 NC전까지 연속 5세이브를 기록했다.
김승회는 검증을 마친 마무리 투수는 아니다. 아직 클로저로 한 시즌을 보낸 것도 아니다. 성공 여부를 논하기에는 시간이 너무 적었다.
하지만 김승회는 그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프로 입단 이후 선발과 불펜을 쉼없이 왔다갔다했다. 큰 성공을 거둔 적도 없다. 2012시즌을 마치고 FA 홍성흔(두산)의 보상 선수로 롯데로 이적했다. 김승회는 그동안 팀이 원하는 역할이라면 뭐든지 했다. 그래서 '마당쇠'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김성배와 정대현 등이 마무리로 버텨주지 못하고 김승회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김승회는 어느 보직을 맡아도 변하지 않는게 있다. 공격적인 투구다. 그는 자신의 구위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다. 그래서 포수가 이 타자를 피하자고 하지 않는 이상 정면승부를 한다. 스스로 무서워서 피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래서 김승회는 칠테면 쳐보라는 식으로 공을 우겨 넣는 스타일이다.
김승회는 주로 직구, 슬라이더, 커브, 포크볼 4구종을 구사한다. 결정구는 직구와 포크볼이다. 특히 직구를 던져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고 한다. 김승회의 직구 최고 구속은 140㎞ 중반이다. 임창용 손승락 어센시오(KIA) 김진성(NC) 보다 구속이 빠르지 않다. 하지만 김승회의 직구는 타자들에게 까다로운 구질이다. 힘이 실리 동시에 회전이 많이 걸린다. 공끝이 살아서 포수 미트를 파고 들어간다.
그는 "점수를 줄 수는 있다. 팀의 승리만 지켜내면 된다. 그래서 볼넷을 내주는 것 보다 차라리 솔로 홈런을 맞는게 낫다. 타자를 피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승회는 무척 땀이 많은 선수 중 한 명이다. 마운드에 올라 한 타자만 상대해도 온통 머리카락이 젖는다. 그래서 팬들이 붙여준 애칭이 '땀승회'다. 그가 온힘을 다해 던지는 모습에 롯데팬들은 환호한다.
김승회는 돌고돌아 그에게 마무리 역할이 주어졌을 때 이런 다짐을 했다고 밝혔다. '내가 마지막이다. 내가 무너지면 또 다른 투수에게 마무리 보직이 돌아가야 한다. 그럴 경우 팀이 더욱 곤란해질 수 있다.'
김승회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좀더 힘든 상황에서 등판해서 살아남아야 한다.
1점차 세이브가 2번, 2점차 세이브가 6번 그리고 3점차가 2번 있었다. 1점차 상황에서의 평균자책점이 10.13으로 너무 높다.
김승회는 앞으로 살떨리는 터프한 상황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주어야 롯데의 뒷문을 확실히 책임질 수 있다. 김승회는 지난 2013시즌 중후반부 체력이 떨어지면서 구위 마저 동반 하락했다. 김승회는 제구력이 아닌 구위로 타자를 윽박지르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공에 힘이 실리지 않을 경우 난타를 당할 위험이 높다. 누구 보다 체력관리가 중요하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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