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9월 열리는 인천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삼성 라이온즈 류중일 감독은 최근 예비엔트리 60명의 명단을 발표하면서 "왼손 투수는 많은데 오른손 투수가 없다"며 걱정의 일면을 드러냈다.
류 감독의 말대로 올시즌 마운드는 왼손 투수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삼성 장원삼을 비롯해 KIA 타이거즈 양현종, SK 와이번스 김광현, 롯데 자이언츠 장원준 등 왼손 에이스들이 다승과 평균자책점 상위권을 휩쓸고 있다. 아무리 몇 경기 안치르는 국제 대회지만 오른손과 왼손의 균형을 맞춰야 상황에 따른 마운드 운용이 가능하다. 이번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표팀은 결승까지 진출할 경우 총 6경기를 치르게 된다. 류 감독은 "휴식일을 고려하면 선발투수가 3~4명 정도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도 "전부 왼손을 선발로 쓸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눈에 띄는 오른손 투수가 있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오른손 정통파 투수가 등장해 대표팀 승선 여부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한화 이글스 이태양(24)이다. 2010년 효천고를 졸업하고 신인드래프트 5라운드 36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이태양은 지난해까지 32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6.46을 기록, 큰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김응용 감독이 부임한 지난해부터 1군 기회가 늘어나면서 조금씩 실력을 보여주더니 올시즌 마침내 붙박이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이태양은 지난 21일 대전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동안 8안타와 4사구 3개를 허용하며 1실점하는 역투를 펼쳤다. 타선이 뒤늦게 터지는 바람에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으나, 한화는 이태양의 안정적인 경기 운영 덕분에 후반 재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난 1일 대전 SK 와이번스전 이후 4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달리며 생애 처음으로 규정이닝을 채운 이태양은 평균자책점 3.57로 이 부문 7위에 올랐다. 지난달 9일 붙박이 선발로 나선 이후 8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3.31을 마크하며 명실상부한 한화의 에이스로 우뚝 섰다.
김응용 감독은 지난 1일 SK전에서 이태양이 7이닝 5안타 1실점으로 생애 첫 승을 따내자 "벌써 땄어야 했다. 그동안 승리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했다"며 오래전부터 가능성을 보고 있었음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우리팀 에이스는 이태양이다"라고 단언한다.
올시즌 이태양의 성장은 기술과 정신 측면에서 모두 이뤄졌다. 직구 구속을 140㎞대 후반까지 올렸고, 제구력도 안정적이다. 무엇보다 위기에서 경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한층 좋아졌다. 이태양은 "이제는 한 경기를 어떻게 던질 것인가하는 요령이 생겼다. 항상 전력 투구를 할 수는 없다. 완급조절능력이 생기니까 자신감도 커졌다"고 말했다.
대표팀 1차 엔트리 가운데 오른손 투수는 삼성 윤성환 배영수, LG 우규민 류제국, 롯데 송승준, SK 채병용, NC 이재학과 이태양까지 모두 8명이다. 이들중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중인 선수는 이태양과 윤성환(3.48) 이재학(3.63) 등 3명 뿐이다. 경험이 부족한 이태양이 대표팀에 뽑히려면 지금과 같은 활약을 끝까지 이어가야 한다. 단기간 '반짝'으로는 어림도 없다. 류중일 감독도 현재 이태양의 투구를 주시하고 있다.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 최종엔트리 제출일은 8월15일이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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