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한국시각)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의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 미디어센터.
낮익은 얼굴의 등장에 취재진이 술렁였다. 오카다 다케시 전 일본대표팀 감독(항저우 그린타운)이었다. 일본 공영방송 NHK의 해설위원 자격으로 브라질 현지에 머물고 있는 오카다 감독은 23일 오전 4에 열리는 한국-알제리 간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H조 2차전 해설 준비를 위해 현장을 찾았다. NHK 관계자는 "한국-알제리전이 일본 전국에 방송될 것"이라고 방문 이유를 밝혔다.
오카다 감독은 일본 내에서도 냉철하기로 소문난 지도자다. 1998년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중도 경질된 가모 슈 감독의 뒤를 이어 받아 일본의 사상 첫 본선행을 이끌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본선 직전 한국에 완패하면서 졸전을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16강 진출을 일궈내며 찬사를 받았다. 오카다 감독은 일본축구협회의 재계약 제의를 고사한 채 물러난 뒤, 현재 중국 슈퍼리그 항저우 그린타운 지휘봉을 잡고 있다.
홍명보호와의 인연이 깊은 인물이기도 하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이 현역시절 J-리그에서 활약할 때부터 시작됐다. 이케다 세이고 월드컵대표팀 피지컬 코치에겐 와세다대 선배다. 항저우 소속이었던 이케다 코치가 지난해 홍 감독 취임 뒤 A매치 때마다 팀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것도 오카다 감독의 배려 때문이었다.
오카다 감독은 "지난 러시아전을 아주 잘 봤다. 홍명보 감독과 이케다 코치의 활약상도 전해 듣고 있다"며 "홍 감독이 자신의 축구를 잘 하고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그러면서도 "아시아 팀들이 유럽-남미권 팀을 상대로 선전하기는 쉽지 않다. 결정력의 차이를 극복해야 한다"며 조언도 잊지 않았다. 오카다 감독은 김영권(24·광저우 헝다) 박종우(25·광저우 부리) 등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의 활약상을 두고는 "러시아전에서 아주 좋은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대회가 진행되면 세기(세밀함-기술)가 다른 공격수들과의 만남도 있을 것이다. 이들을 상대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문제"라고 전망했다. 큰 표정 변화가 없는 말투였지만, '숙적'이 아닌 '동반자'인 한국을 향한 응원, 홍명보호를 향한 애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오카다 감독은 "아시아에서 한 팀은 16강에 올라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호주와 일본, 이란 모두 16강행이 난망하다. 아시아의 자존심이 홍명보호에 걸려 있다.
포르투알레그리(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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