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근호(29·상주 상무)가 먼저 포문을 열었다.
4년 전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에서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탈락의 아픔을 함께 나눈 절친의 부활이었다. 이번에는 그의 차례다. 결국 박주영(29·아스널)이 터져야 한다. 박주영이 23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각) 포르투알레그레 에스타디오 베이라-리우에서 벌어지는 알제리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H조 2차전에 선발, 출격한다.
경우의 수는 없다. 2회 연속 월드컵 원정 16강 진출을 위해서는 무조건 이겨야 한다. 알제리는 월드컵 전부터 '1승 제물'이라고 했다. 현실이 돼야 한다. 알제리에 패하면 조별리그 통과는 사실상 힘들어진다.
4년 전의 환희가 있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은 파란만장했다. 지옥과 천당을 경험했다. 월드컵 첫 골이 자책골이었다. 아르헨티나와의 조별리그 2차전(1대4 패), 전반 17분이었다. 메시가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크로스 한 볼이 그의 오른발을 맞고 그대로 골문에 꽂혔다. 어이가 없는 듯 그는 허공만 바라봤다.
닷새 후 대반전이 있었다.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대2 무)이었다. 후반 4분 제대로 된 월드컵 첫 골을 터트렸다. 전매특허인 프리킥으로 팀의 두 번째 골을 터트리며 월드컵 원정 사상 첫 16강 진출을 이끌었다.
브라질에서는 알제리전이 분수령이다. 그는 러시아전 다음 날인 19일 회복이 아닌 정상 훈련을 선택했다. 스스로를 향한 채찍이었다. 박주영은 러시아전에서 화력이 분산됐다. 압박은 최전방에서 시작돼야 한다. 그렇게 했다. 공격적인 전방 압박을 가했다. 동시에 광활한 활동 반경도 자랑했다. 좌우, 중원으로 쉴새없이 진출하며 공간을 창출했다. 또 측면에서 제공권 싸움을 벌이며 중앙으로 이동하는 동료에게 연결했다. 55분간 무려 6.384km를 뛰었다. 가장 많이 뛰는 미드필더에 버금가는 거리를 소화했다.
그 결과, 정작 중앙에서는 빛을 보지 못했다. 슈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전반 8분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으로 쇄도, 이청용의 스루패스를 잡으려다 놓친 것이 유일한 찬스였다. 헌신적인 플레이를 펼쳤지만 눈에 띄지 않았다.
4년 전 추억을 되살려야 한다. 박주영의 알제리전 화두는 대반전이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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