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1년의 시간이었다.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2014년 브라질드컵에서 다시 한번 그의 축구 인생을 걸었다. 파란만장한 1년이었다.
18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1대1로 비기며 희망을 안겼다. 그러나 '1승 제물' 알제리에 제물이 됐다. 2대4로 참패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조별리그 통과의 희망은 있지만 자력 16강 진출은 물건너갔다.
마지막 문은 27일 오전 5시 열린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한국은 벨기에, 알제리는 러시아와 격돌한다. 벨기에는 이날 러시아를 1대0으로 제압하고 예상대로 2연승(승점 6)으로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1무1패(승점 1·골득실 -2)로 H조 최하위로 밀려난 가운데 알제리가 승점 3점(1승1패·골득실 +1)으로 2위로 올라섰다. 러시아는 한국과 나란히 승점 1점(1무1패·골득실 -1)을 기록했지만 골득실에 앞서 3위에 포진했다.
한국은 무조건 벨기에를 물리쳐야 대반전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알제리가 러시아를 꺾으면 끝이다. 두 팀이 비기거나 러시아가 승리하면 기회가 있다. 벨기에를 상대로 다득점을 해야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 배수진 외에 눈을 돌릴 곳은 없다. 홍명보호는 키워드는 3가지다.
희생
태극전사들은 주위의 따가운 시선에 지칠 때도 있었다. 개인은 없었다. 팀만 존재할 뿐이었다. 그러나 알제리전에서 팀이 붕괴됐다. 벨기에전에서는 전원의 희생뿐이다. 두려움도 사치다.
"나는 최선을 다할 것이며 기꺼이 희생할 것이다. (희생이) 팀의 일원으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하고, 그 자부심이 다시 최선을 다하게 만든다. 이것이 우리의 팀을 돋보이게 하는 부분이다. 이는 축구 외적인 부분에서도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는 점이고, 홍명보 감독의 '팀워크' 개념에 깔려 있는 철학이기도 하다." 주장 구자철이 국제축구연맹(FIFA)과의 알제리전을 앞두고 토로한 희생이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 홍명보호는 브라질에서 여정이 멈출 때까지 희생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
회복
홍명보호의 상징은 젊음이다. 그러나 나이가 많든, 적든 한계가 있다. 들쭉날쭉한 브라질의 기후는 태극전사들의 발걸음도 무겁게 하고 있다. 태극전사들의 몸은 천근만근이었다. 알제리전에서 컨디션 관리에 실패했다. 조별리그 최종전을 앞둔 시점이 피로도가 극에 달하는 순간이다. 컨디션 관리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벨기에전을 앞두고 이완과 긴장을 반복해 선수들의 몸상태를 최상으로 만들어야 한다. 충분한 회복에 이어 '48시간 매니지먼트'를 어떻게 활용하는가가 중요하다. 회복이 벨기에전의 관건이다.
백업
'특급 조커' 이근호가 알제리전에서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김신욱과 지동원도 처음으로 월드컵 무대를 밟았다. 반면 이청용은 러시아전 이후 제대로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김영권과 홍정호도 통증을 안고 뛰었다. 원톱 박주영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니었다. 수술이 필요했지만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진용에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알제리전의 베스트 11은 러시아전 그대로였다.
변화가 필요하다. 백업 멤버에게 눈을 돌려야 할 때다. 백업 멤버의 분위기가 홍명보호의 미래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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