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호의 야심작 세트피스가 좀처럼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전과 알제리전에서 얻은 득점은 3골이다. 모두 인플레이 상황에서 나왔다. 경기당 평균 1.5골로 수치가 나쁘지 않다. 하지만 가장 쉬운 득점루트인 세트피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킥이나 움직임 모두 평범했다. 오히려 알제리전 전반 28분 실점은 세트피스 수비의 문제점을 부각시켰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세트피스는 강력한 무기가 될 것으로 기대됐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지난 미국 마이애미 전지훈련 기간 두 차례나 비공개 훈련을 하면서 세트피스 완성에 열을 올렸다. 기성용(25·스완지시티)이 1번 키커로 나서고 나머지 선수들이 돌아가면서 임무를 수행했다. 직접 전개와 빌드업을 통한 변칙 패턴 등 여러가지 루트를 연마했다. 그러나 정작 본선에선 이런 노력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고 있다.
여러가지 이유가 꼽힌다. 러시아전은 승리에 초점을 맞춘 부담감, 알제리전은 전반전에 너무 쉽게 넘어간 분위기가 문제였다. 상대 입장에서도 봐야 한다. 수비 입장에서 보면 세트피스는 가장 쉽게 실점할 수 있는 위기상황이다. 홍명보호가 세트피스 공격을 다진 것과 마찬가지로 상대는 수비를 철저한 약속으로 다졌다. 러시아는 제공권, 알제리는 협력수비로 홍명보호의 세트피스를 차단했다. 분석을 토대로 위험지역에서 실수를 최대한 줄인 것도 홍명보호가 고전한 이유다.
앞선 2경기는 아쉬움만 남긴 게 아니다. 세트피스의 정교함을 보완할 수 있는 반면교사다. 홍 감독은 25일(한국시각)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에서 비공개 훈련을 실시했다. 전체적인 팀 점검이 이뤄졌다. 세트피스 담금질은 이번에도 빠지지 않았다.
벨기에는 변화를 예고했다. 틈이 벌어질 것이 자명하다. 겉으로는 홍명보호를 외면하고 있지만, 속은 알 수 없다. 앞선 두 팀처럼 세트피스 대비는 어느 정도 이뤄졌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너무 느슨하다. 16강행 뒤 팀을 휘감은 나른한 분위기를 이겨낼 수 있을진 미지수다.
홍명보호 세트피스 첨병은 이번에도 기성용이다. 지난 2경기를 통해 감각은 최고조에 달해 있다. 벨기에전을 앞두고 높아진 집중력은 '택배킥'에 날카로움을 더했다. 변화를 고민하는 홍 감독의 용병술도 세트피스에 힘을 보탤 전망이다. 알제리전에서 인상적인 제공권 장악 능력을 선보인 김신욱(26·울산)이나 경기 도중 기성용 대신 세트피스 키커로 나섰던 손흥민(22·레버쿠젠)을 주목해 볼 만하다.
상파울루(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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