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김상수는 올시즌 예상하지 못했던 '대도(大盜)' 후보였다. 지난 2010년 30도루 후 매년 20개 이상의 도루를 기록했지만 도루왕과는 거리가 멀었다. 수비가 좋고 발이 빠르지만 올시즌처럼 많은 도루를 할 거라고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28일 현재 김상수는 31도루를 기록, 이 부문 1위다. 다. 2위인 넥센 서건창(28개)보다 3개 많다. 28일 포항 한화전 4회말 좌전안타를 치고 나가 2루 도루에 성공하면서 자신의 한시즌 최다 도루 기록을 갈아치웠다.
시즌 전 목표가 개인 최다 도루 기록을 세우는 것이었는데, 66경기 만에 목표를 달성했다. 이런 기세라면 50개 돌파도 가능해보인다. 체력부담이 있는 유격수라 도루를 많이 시도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있었지만 이제 당당한 도루왕 후보다.
김상수는 "체력에 대한 얘기가 있는데 아직은 체력적으로 문제가 없고 아픈 곳도 없어 도루가 경기에 지장을 주지 않는다"며 "아무래도 도루를 하면 상위타선에 득점 찬스가 생긴다"라며 도루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개인적인 욕심은 아니다. 팀 득점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다. 그래서 다른 선수의 도루 숫자엔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했다. "개수보다는 성공률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도루하지 않고 가만히 있으면 본전이다. 도루가 성공하면 득점 찬스가 되지만 실패하면 팀 분위기를 망칠 수도 있다. 성공률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했다.
분명 팀에 도움이 되고 있다. 성공률이 높은데다 도루로 인한 득점도 많다. 김평호 1루 주루 코치의 조언을 들으며 도루 타이밍을 잡는 김상수는 31개의 도루를 성공시키는 동안 단 3번만 아웃됐다. 성공률이 91.2%로 매우 높다. 20개 이상 도루를 한 6명 중에선 두산 오재원(91.3%·21개 성공-2개 실패)에 이어 2위다. 주자를 2루로 보내기 위해 희생번트를 대면서 아웃카운트 하나를 버릴 때가 있는데, 단타로 2루타를 만든 것이나 마찬가지.
김상수가 2루나 3루를 훔친 이후 홈을 밟은 게 31번 중 17번이나 됐다. 나바로와 박한이 등 좋은 타자들이 득점타를 쳐주기 때문이다. 김상수의 안타에 이은 도루, 나바로 박한이의 안타로 득점을 하는 게 삼성의 득점 공식이 되는 느낌이다.
김상수의 득점도 늘었다. 한시즌 개인 최다 득점이 2012년의 64득점인데 올해는 벌써 42득점이다. 개인 최다 득점 기록도 세울 수 있을 듯하다.
도루 숫자가 늘어나면서 상대의 견제도 조금씩 느껴지고 있다. "상대 투수가 초반보다는 확실히 견제를 하고 있다"는 김상수는 "계속 살다보니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앞으로 도루가 쉽지 않겠지만 열심히 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포항=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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