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에 매일 나갈 수 있는 것,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것 아닙니까."
NC 다이노스의 주전포수는 김태군(25)이다. 지난 2008년 LG 트윈스에 2차 3라운드 전체 17순위로 입단해 어느덧 프로 7년차. 성장이 더디다는 평가로 보호선수 명단에서 제외돼 NC로 이적했지만, 이적 후 기량이 급성장했다. 이젠 어엿한 한 팀의 주전포수다.
리그 전체적으로 '포수난'이 극심하다. 쓸 만한 포수 한 명 키우기가 너무 어렵다는 말을 한다. 예전만큼 좋은 자원도 없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NC는 포수 고민이 없는 편에 속한다. 전문가들도 김태군이 지난해와 올시즌을 거치면서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됐다고 평가한다. 이제 '주전다워졌다'는 것이다.
이 기세를 몰아 김태군은 올스타전 팬투표에서 압도적 격차로 1위에 등극했고,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에도 이름을 올렸다. 요즘 잘 나가는 포수임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14년만의 노히트노런 포수도 됐다. 지난달 24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찰리의 노히트노런을 경기 끝까지 이끌었다. 한국야구에서 14년만에 나온 대기록을 합작한 주인공이었다.
잘 나가는 김태군을 지난주 마산구장에서 만났다. 포수는 남들보다 일찍 훈련을 시작해 경기 전에도 야수와 투수 미팅 모두 참여해 경기 전 가장 바쁠 수밖에 없다. 개인 정비 시간이 경기 직전 잠깐밖에 나지 않을 정도다. 몸을 풀기 위해 일찌감치 야구장에 나온 그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태군을 바꿔 놓은 자신감, "고개를 들고 다녀라"
최근 상승세와 올스타 선발, 아시안게임 예비 엔트리 등을 축하하자 김태군은 "경기에 많이 나서니까 나한테도 이런 날이 오는구나 싶다"며 웃었다. LG 시절부터 익숙하게 봐왔지만, 유독 밝아 보였다.
김태군은 "경기에 매일 나가는 게 선수에겐 가장 행복한 것"이라고 비결을 소개했다. 주전이라는 자리가 사람을 어떻게 바꿔놓는지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자리가 불안한 선수의 경우, 무언가 보여줘야 한다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김태군은 성장이 더디다던 과거와 달라진 점에 대해 '자신감'을 먼저 언급했다. 스스로도 달라졌다는 게 느껴진다고. 그는 "이젠 실수를 해도 당당히 벤치에 들어오고, 감독님 앞을 지나간다"고 말했다.
어떤 자신감일까. 김태군은 "수비나 방망이나 자신감이 늘었다. 옆에서 잘한다 말해줘서 갖는 자신감이 아니라, 행동 자체에서 우러나오는 자신감 같다"며 "'오늘 못 하면, 내일 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또 '공격에서 못 하면, 수비로 만회하면 되지'라고 생각한다. 내일도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건 정말 행복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강인권 배터리코치는 지난해부터 김태군에게 "주전포수라면, 뻔뻔해질 필요가 있다. 고개를 들고 다녀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창단 첫 시즌, 안방을 책임져야 하는 김태군이 다른 구단 주전들처럼 기를 펴야만 실력도 나온다고 믿었다.
멘탈게임인 야구에서 자신감이 가져다 준 효과는 컸다. 실수가 나오기만 하면 고개를 숙였던 버릇도 사라졌다. 성장의 발판이 됐다. 강 코치를 비롯한 다른 코치진도 "눈치 보지 마라. 네가 경기를 운영하는 것이다. 잘하는 것도 네 덕"이라며 기운을 북돋아줬다. 김태군은 "나도 모르게 자신감이 늘어갔다"고 회상했다.
강 코치는 현역 시절 노히느토런(97년 정민철, 2000년 송진우)을 두 차례나 경험했다. 김태군이 찰리와 함께 노히트노런을 달성한 뒤엔 "축하한다"면서도 "그래도 2번 하고 말해라"며 농담을 했다. 서로 장난도 치면서 가깝게 지내는데 김태군은 강 코치 곁에서 그의 장점을 많이 흡수했다. 그 역시 "코치님의 조언이라면 별 고민 없이 받아들인다"고 할 정도다.
투수들 편안하게 하는 김태군, "좋은 투수들이 날 성장시켰다"
또 김태군은 자신을 성장시켜준 일등공신으로 NC 투수진을 꼽았다. 그는 "좋은 투수들을 데리고 운영하다 보니, 내가 크는데 도움을 받지 않았나 싶다. 사실 좋은 투수들이 날 만들어준 것"이라며 미소지었다.
NC 투수진은 전적으로 김태군의 리드에 따른다. 김태군은 "내 사인에 고참들도 따라오는데 사인 하나를 내는데도 큰 책임감을 갖게 된다"고 했다. 노히트노런을 합작한 찰리는 "고개를 안 흔들겠다"며 아예 100% 김태군의 사인대로 가겠다고 말할 정도다. 다른 외국인투수는 물론, 고참 투수들도 80% 이상 김태군의 사인대로 공을 던진다.
그만의 특징도 있다. 경기가 한창일 때는 일부러 덕아웃에서 투수들과 대화를 피한다. 김태군은 "내가 먼저 말한 적은 없다. 지금 이렇고 저렇고 얘기하는 것보다는 투수가 신나게 공을 던질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경기 도중 위기 상황 때 마운드에 오르면 농담을 한다. 그리고 '아직 이닝이 많이 남았으니 우리 둘이 버텨야 한다'는 등의 말을 한다"고 밝혔다.
철저히 투수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이다. '안방마님'답게 투수들의 능력치를 최대한 이끌어내는 법을 알아가고 있다. 김태군만의 푸근함은 분명 그의 장점 중 하나다.
김태군은 지난 1일 SK 와이번스와의 홈경기에서 데뷔 첫 끝내기 손맛을 봤다. 4-4 동점이 된 9회말 1사 3루서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사실 누가 보기에도 대타를 낼 타이밍이었으나, 김경문 감독은 김태군으로 밀어붙였다. 김태군은 당시를 회상하며 "누구나 아시다시피 대타가 나오는 게 맞다. 믿고 기회를 주신 감독님께 정말 감사드린다. 그래도 내가 8회에 손민한 선배의 폭투를 막았으면 9회초에 깔끔하게 끝나는 건데…"라며 아쉬워했다.
김태군은 올스타전에서 웨스턴리그(LG 넥센 NC KIA 한화) 주전포수로 선발됐다. 팬 투표에서 88만6833표로 2위 LG 최경철(28만3058표)를 큰 격차로 제친 데 이어, 사상 처음 시행된 선수단 투표에서도 138표로 1위를 차지했다.
이제 남은 건 아시안게임 대표팀이다. 쉽지 않은 도전이 기다리고 있다. 김태군은 "사실 감독님을 만나고 나서 작년부터 생각은 했었다. 나에겐 2014년이 마지막 기회다. 내가 대표팀을 생각할 수 있게 된 것도 감독, 코치님을 만나 경기에 계속 나갈 수 있게 된 뒤부터"라며 남은 시즌 활약을 다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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