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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브라질월드컵에서는 스트라이커가 보이질 않는다. 전통파 스트라이커의 종말이라는 표현이 정확할 듯 하다. 스트라이커의 전유물이었던 득점 순위를 보자. 6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를 비롯해, 네이마르(브라질),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 토마스 뮐러(독일·이상 4골) 등이 포진한 선두권에 스트라이커의 이름이 보이질 않는다. 그나마 3골로 제 몫을 해준 프랑스의 카림 벤제마와 네덜란드의 로빈 판 페르시 정도가 체면치례를 했을 뿐이다. 하지만 벤제마와 판 페르시 역시 과거의 스트라이커상과는 거리가 있다. 브라질의 최전방을 책임지고 있는 프레드와 아르헨티나의 '넘버9' 곤살로 이과인은 단 1골만을 넣었을 뿐이다. 세르히오 아게로(아르헨티나), 디에고 코스타(스페인),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 등 세계 축구계를 주름잡은 스트라이커들이 무득점의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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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버9의 퇴조 현상이 나타난 이유는 공격형태의 변화 때문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두드러진 공격전술은 단연 역습이다. 앞선에서 강한 압박으로 볼을 뺏어낸 뒤 수비 뒷공간으로 빠르게 침투해 골을 만들어내고 있다. 스트라이커가 만든 공간을 활용해 뒤로 돌아들어가는 2선 공격수들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부분 전술에서도 변화가 있다. 측면 공격수들의 움직임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과거 윙어는 돌파 후 크로스를 주임무로 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측면에서 풀백과 센터백 사이를 파고드는 '커트인'과 골라인을 타고 들어가 짧게 내주는 '커트백' 형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페널티박스 안에서 플레이에 능한 선수들이 설자리를 잃을 수 밖에 없다. 브라질의 골칫거리인 '원톱' 프레드의 부진은 개인의 컨디션 보다는 전술적 영향 탓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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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