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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자리에서 마주하게 되니까 마음이 무겁고 가슴이 아프다. 월드컵 출발 전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얘기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희망은 못 드리고 실망감만 줘 죄송스럽게 생각한다." 말문을 뗐다. 그리고 "1년여 시간을 보냈는데 많은 일이 있었다. 실수도 있었고, 잘못한 점도 있었다. 나로 인해 오해도 생겼다. 그것도 제가 성숙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개인적으로 국가대표팀에서 1990년 선수로 시작해 24년간의 시간을 보냈다. 부족한 저에게 많은 격려도 해주셨고, 때로는 따끔한 채찍질도 해주셨다. 오늘 이 자리를 떠나겠다"고 자신의 거취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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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아니었다. 홀로 갈등을 계속했단다. 홍 감독은 "인천공항에 내리면서 사퇴라는 말을 하게 되면 비난을 피해갈수 있었지만 나는 비난까지 받는 것이 내 몫이라고 생각했다. 월드컵 기간에 경기력, 기술적인 문제. 기능적인 문제 등 모든 것들은 제가 판단해 결정을 했다. 순간 순간 최선의 판단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실패였다"며 "새로운 사람이 와서 6개월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팀을 만드는 것이 쉽지는 않다. 나의 사퇴로만 이어졌다면 나 역시 무책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나 또한 지쳐있는 느낌이었다. 에너지 부분도 생각했다. 지금보다 훨씬 어려운 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과적으로 사퇴를 결심한 건, 갖고 있는 모든 능력들이 아시안컵까지는 무리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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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에는 대표팀 회식 동영상이 유출됐다. 브라질을 떠나기 전날인 29일 베이스캠프인 이구아수 현지 음식점에서 회식을 가졌다. 국내의 격앙된 분위기와 달리 '음주가무'를 즐기는 장면이 여과없이 담겨있었다. 자리를 지키는 것은 더 이상 무리라고 판단했다. 논란이 논란을 낳고, 결국 종착역까지 왔다. 한 꺼풀 한 꺼풀 벗겨지며 끝내 알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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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대표팀 감독직은 지도자라면 꿈꾸는 최고의 자리다. 하지만 환희보단 눈물이다. 또 누군가 그 자리를 채울 것이다. 그러나 '독이 든 성배'는 한국 축구에서 쉽게 지워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용수 FC서울 감독은 "홍 감독님의 사퇴 기자회견을 보면서 많은 것을 느꼈다. 한국 축구사에서 슬픈 날로 기억될 것 같다. 동료이자 후배로서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