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6)가 오랜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한다.
지난해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지난해엔 국내 대회 출전을 위해 귀국할 당시 공항에서부터 인기를 실감했다.
올해는 금의환향은 아니다. 지난 10일 막을 내린 브리티시여자오픈서 도전했던 동양인 최초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달성에 아쉽게 실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국팬들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자신을 후원하는 삼다수가 만든 대회에 출전하기 위해서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가 18일부터 사흘간 제주 오라CC(파72·6522야드)에서 개최된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실패로 분위기가 다소 다운된 상태지만 박인비는 이번 대회서 또 다른 기록 도전에 나서게 된다. 다름 아닌 KLPGA투어 생애 첫 승이다. 박인비는 2008년에 KLPGA투어 정회원 자격을 취득했으나 우승없이 세 차례의 준우승이 최고 성적이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에 전념하느라 국내 대회는 1년에 2~3차례 정도 밖에 출전하지 않은 게 무관의 원인이다.
메이저대회 3연승에다 1년 가까이 세계랭킹 1위 자리를 지킨 '골프 여왕'의 체면을 이번 대회서 살리겠다는 각오다. 하지만 이번 대회서 그 목적 달성도 결코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다름아닌 무서운 후배들이 강력한 저지선을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시차 때문에 다소 피곤하지만 전체적으로 컨디션은 괜찮다"며 "서브 스폰서가 올해 처음 개최한 대회인데다 국내 대회 시즌 첫 출전이어서 좋은 성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박인비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최근 2연승을 달리며 상종가를 치고 있는 김효주(19)다. 지난해 KLPGA투어 신인왕 김효주는 기아차 한국여자오픈에서 국내 메이저대회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중국서 열린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우승 트로피마저 손에 넣었다. 2개 대회 연속 우승에 힘입은 김효주는 현재 상금(4억5938만원)과 대상 포인트(246점)에서 1위에 올라 있다. 김효주가 만약 이번 대회까지 제패하면 2009년 유소연 이후 5년 만에 KLPGA투어에서 3개 대회 연속 우승자가 탄생하게 된다. 김효주는 "예전부터 쓰고 싶었던 클럽으로 최근에 바꾸면서 자신감이 더 붙었다"면서 "국가대표 시절 훈련을 자주했던 이 골프장은 그린이 작고 단단해 정확한 아이언샷이 중요한데 그러한 방향으로 경기를 이끌어 갈 것"이라는 전략을 밝혔다.
강력한 신인왕 후보 백규정(19)도 우승 후보 중 하나로 꼽힌다. 백규정은 4월 넥센·세인트나인 마스터즈와 지난달 롯데 칸타타 여자오픈에서 우승하며 신인왕 포인트 1위(800점)를 달리고 있다. 백규정은 "쇼트 아이언 샷이 최근에 좋지 않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며 각오를 다졌다. 이밖에 전인지(20), 장하나(22), 허윤경(24), 김세영(21) 등도 출전해 시즌 두 번째 우승을 노린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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