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의 히메네스가 홈런레이스에서 분위기만 한껏 띄우고 '무홈런'의 굴욕을 맛봤다. 그래도 분위기 메이커 역할은 확실히 했다.
히메네스는 18일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올스타전에 앞서 열린 홈런레이스 예선에 나섰다. 올시즌 롯데의 홈런타자로서 많은 팬들의 사랑을 받았기에 챔피언스 필드에 모인 팬들의 이목을 한 번에 받았다.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히메네스는 한화 이글스의 피에의 에스코트를 받았다. 피에는 마치 링 위에 등장하는 복서를 따르는 매니저처럼 배트와 장갑, 수건을 들고 히메네스 뒤를 따랐다.
피에는 직접 장갑을 끼워주고, 배트를 건네주며 히메네스의 선전을 빌었다. 비와 함께 얼굴에 맺힌 땀방울까지 닦아주는 센스를 보였다.
위풍당당하게 타석에 들어선 히메네스는 팀 동료 강민호의 배팅볼을 받아 홈런레이스를 시작했다. 모자를 뒤로 쓴 채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웬일인지 타구는 담장을 하나도 넘어가지 않았다. 처음엔 '어','어' 하던 팬들도 나중엔 웃음을 참지 못했다. 중간에 피에가 다시 땀을 닦아주며 파이팅을 불어넣었지만, 소용없었다. 히메네스는 결국 7개의 아웃카운트가 기록되는 동안 홈런을 한 개도 날리지 못했다.
결국 히메네스는 인터뷰에서 공을 던져준 강민호를 탓하기에 이르렀다. 히메네스는 "강민호가 스트라이크를 던지지 못했다. 연습시간에 그저 먹기만 하더라"며 강민호를 비난했다. 이에 강민호가 억울하다며 뛰어오자, "강민호 저리가"를 외쳤다. 강민호는 "내가 쳐도 하나는 치겠다"며 코웃음을 쳤다.
비로 인해 올스타전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 있는 상황이었다. 식전행사 때 크게 웃을 일이 없었다. 하지만 팬들은 히메네스의 홈런레이스 코미디를 보면서 처음으로 함박웃음을 지을 수 있었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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