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6년 해태 타이거즈는 홈런과 타점왕,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를 배출했다. 프로야구 초창기를 주름잡았던 거포 김봉연이 21홈런-67타점, 선동열이 24승(6패)-0.99를 기록하며 각각 두 부문 타이틀을 차지했다. 1987년 삼성 소속의 김성래가 22홈런, 이만수가 76타점, 김시진이 23승(6패)을 거두며 1위에 올랐지만, 그해 평균자책점 1위는 해태 선동열(0.89)이었다. 1988년에는 해태 김성한이 30홈런-89타점, 선동열이 평균자책점 1.21로 1위를 차지했는데, 롯데 자이언츠 윤학길이 다승왕(18승10패)을 가져갔다. 1992년에는 한화 이글스 장종훈이 41홈런-119타점, 송진우가 19승(8패)으로 1위에 올랐는데, 롯데 염종석이 평균자책점 1위(2.33)에 올랐다.
홈런과 타점, 다승과 평균자책점 1위. 투타 양쪽에서 압도적인 선수가 없으면 한 팀에서 동시에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리그를 대표하는 최강의 중심타자, 에이스가 있어야 가능하다. 그런데 지금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넥센 히어로즈가 새로운 세계를 활짝 열어젖힐 것 같다.
21일 현재 히어로즈의 외국인 투수 앤디 밴헤켄이 13승(4패), 평균자책점 2.81를 기록하고 두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또 손승락이 22세이브로 삼성 라이온즈 임창용에 5개 앞선 1위다. 또 한현희는 19홀드로 이 부문 1위. 삼성 안지만보다 2개가 많다. 밴헤켄은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전반기 최종전에서 7이닝 무실점 완벽투를 펼치고 10연승을 달렸다. 다승 1위를 굳게 지키며 평균자책점 1위까지 차지했다. 한국 프로야구 3년차. 안정적인 제구력, 위력적인 포크볼을 앞세워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거듭났다. 후반기 등판이 가능한 경기는 10게임 정도.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20승까지 노려볼만 하다.
팀 평균자책점 5.67을 기록 중인 팀에 다승, 평균자책점, 세이브, 홀드 1위가 있다는 게 조금 낯설게 느껴진다.
히어로즈의 강점은 막강 타선. 홈런과 타점 1위도 히어로즈 선수차지다. 박병호가 30홈런으로 선두, 강정호가 26개를 때려 2위를 달리고 있다. 타점 1위는 73개를 쏟아낸 강정호다. 1번 서건창, 2번 이택근, 3번 유한준, 4번 박병호로 이어지는 상위 타선이 득점 찬스를 만들면, 5번 강정호가 쓸어담았다. 타선의 중심에 포진한 박병호 덕도 보고 있다.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타자 테임즈가 타점 2위(71개), 두산 베어스 김현수가 3위(66개)다. 타점왕 3연패를 노리고 있는 박병호는 공동 6위(62개)에 랭크돼 있다. 박병호가 전반기 후반에 부진했지만, 몰아치기에 능해 언제든지 치고 올라올 수 있다.
득점 1~3위도 히어로즈 세상이다. 서건창이 80득점, 박병호가 78득점, 강정호가 73득점이다. 또 서건창이 최다안타 선두(125개)를 질주하고 있다.
히어로즈 선수들이 타이틀 경쟁에서 폭주하고 있다. 개인 성적이 반드시 팀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고의 투수, 최고의 타자를 보유한 히어로즈가 영웅들의 팀으로 거듭난 것은 분명해 보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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