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에이스다!'
청주고 투수 주 권은 최근 신생구단 kt 위즈로부터 우선 지명을 받았다. kt가 동의대 투수 홍성무와 함께 고교생인 주 권을 뽑았다는 얘기는 올 시즌 고교 투수 최대어라는 뜻이다. 2학년 신분으로 지난해 1년 선배 황영국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했던 주 권은 팀을 청룡기 고교야구 4강과 대한야구협회장기 우승으로 이끌었다. 황영국이 연고지인 한화에 우선 지명된 후 올해 주 권은 독보적인 에이스로 뛰고 있다. 이를 첫 경기부터 그대로 보여줬다.
주 권은 21일 목동구장서 계속된 제69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 선수권대회(스포츠조선·조선일보·대한야구협회 공동 주최)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32강)에서 7⅔이닝동안 4피안타 8탈삼진으로 무실점 호투, 2대1 승리를 지켜내며 팀을 16강전으로 이끌었다. 주 권은 이 경기에서 선발과 마무리를 오간데 이어 경기 중간 좌익수로 나섰을 때 결정적인 플라이를 잡아내는 등 빼어난 야구 감각을 선보였다.
주 권은 선발로 나선 6이닝 가운데 3이닝을 3자 범퇴로 막아냈다. 5회 2사 후 설악고 김상일에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와 볼넷을 허용, 첫번째 위기를 맞았지만 이진우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스스로 이를 벗어났다.
6회까지 정확히 100개를 던진 주 권은 7회 김준희에 마운드를 물려주고 좌익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러자 주 권에 눌려있던 설악고 타자들이 비로소 힘을 냈다. 설악고는 프로야구 스타 출신인 이종도 감독 부임 이후 신일고, 배명고 등 서울의 야구명문교와 같은 조에 속한 서울&강원권에서 전반기 주말리그 1위에 이어 후반기에는 경기고와 성남고에 이어 조 3위로 청룡기에 오르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를 증명하듯 0-2로 뒤진 8회 선두 타자인 이진우가 우중간을 꿰뚫는 3루타를 쳐내며 찬스를 맞았다. 그리고 다음 타자인 김광우는 좌중간 펜스 앞까지 날아갈 정도의 큰 타구를 날렸다. 그대로 안타가 됐다면 설악고는 청주고를 한 점차로 추격하는 가운데 무사 2루의 찬스를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상황에서 또 다시 주 권이 나섰다. 좌익수 주 권은 이 공을 끝까지 쫓아가 담장 바로 앞에서 걷어냈다. 좌중간 장타가 플라이에 그치는 순간이었다.
다음 타자를 상대로 다시 마운드에 선 주 권은 설악고 3번 타자 최우경에 2루타를 맞으며 잠시 흔들렸지만 마지막 타자인 추연준을 3루 땅볼로 잡아내며 더 이상의 실점을 막아냈다. 9회 역시 3자 범퇴로 막아내며 팀 승리를 지켜냈다.
30도가 넘는 땡볕 아래서 총 123개의 공을 던진 주 권은 "변화구 제구가 잘 되지 않아 직구로 승부를 걸었는데 주효했던 것 같다"며 "kt에 우선 지명이 된 후 부담이 없어지면서 더 잘 던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6강전에서 덕수고를 만난다. 지난해 청룡기 4강전에서는 아쉽게 패했지만 두 번의 실패는 없을 것이다. 덕수고의 실력이 지난해보다 떨어지는만큼 충분히 이길 자신이 있다. 후배들에게 우승을 선물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 권은 조선족 출신으로 1995년 중국 길림성에서 태어난 이후 지난 2005년 어머니와 함께 한국 땅을 밟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만큼 홀어머니에 대한 효성이 남다를 수 밖에 없다. 어머니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살짝 눈물을 내비친 주 권은 "이번 청룡기뿐 아니라 프로에서도 더 잘 던져 어머니께 더 많이 효도하도록 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목동=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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