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오승환이 한신 타이거즈 입단을 결정했을 때만해도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지금까지 한국 프로야구를 거쳐 일본에 진출한 선수 대다수가 첫 해 고전했다. 달라진 환경과 분위기, 일본 프로야구의 세밀한 분석야구에 적응하지 못해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하지만 오승환은 확실히 다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마무리 투수답게 일본에서도 쾌속질주다.
오승환은 21일 현재 23세이브(1승2패), 평균자책점 1.95를 기록하고 있다. 주니치 드래곤즈의 마무리 레전드 이와세 히토키(16세이브)를 멀찌감치 따돌리고 센트럴리그 세이브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퍼시픽리그 팀과의 인터리그, 교류전에서 잠시 흔들렸지만, 다시 철벽 마무리의 위용을 되찾았다. 교류전 기간에 2패5세이브, 평균자책점 4.15로 부진했는데, 교류전 이후 10경기에서 블론세이브 없이 8세이브를 수확했다. 10경기에서 10이닝을 던져 딱 1점을 내줬다. 최근 9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오승환은 21일 한신의 숙적 요미우리 자이언츠전 9회 3-0 리드 상황에서 등판해 한일 통산 300세이브를 달성했다.
그렇다면 오승환은 앞서 마무리로 일본 무대를 호령했던 선동열 임창용을 넘어설 수 있을까. 현재 페이스를 계속 유지한다면, '주니치의 수호신' 선동열,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뒷문을 책임졌던 임창용이 해보지 못한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언론은 벌써부터 오승환을 센트럴리그 구원왕 1순위 후보로 꼽고 있다.
1996년 주니치에 입단한 선동열은 1997년 38세이브를 거뒀다. 주니치 소속으로 뛴 네 시즌 동안 유일하게 30세이브 이상을 기록했고, 일본 에서 한시즌 개인 최다 세이브를 달성했다. 요코하마의 '대마신' 사사키 가즈히로와 세이브수가 같았지만, 구원으로 3승을 거둔 사사키이 구원왕 타이틀을 차지했다. 당시 일본 프로야구는 세이브에 구원승을 더한 세이브 포인트로 최우수 구원투수를 가렸다.
2008년 야쿠르트 유니폼을 입은 임창용은 2012년까지 다섯 시즌을 뛰면서 세 차례 30세이브 이상을 거뒀다. 데뷔 시즌이었던 2008년 33세이브로 성공시대를 알렸다. 하지만 세이브 1위에는 오르지 못했다. 2010년 35세이브를 기록, 2위에 오른 게 최고 순위다. 그해 세이브왕은 이와세(42세이브)에게 돌아갔다.
21일 현재 한신은 85경기를 치러 59게임을 남겨두고 있다. 오승환이 한국인 최다 세이브, 구원왕을 차지할 수 있을 지 지켜보자.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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