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의 간판 포수 계보는 과연 누가 잇게 될까.
한국 프로야구 역사의 굵은 획을 그었던 '해태 타이거즈'에서는 대대로 명포수들이 쏟아져나왔다. 유승안을 필두로 김무종 장채근 최해식 등 이름난 레전드들이 80~90년대를 장식했다. 그 계보의 '마지막 적자'가 바로 김상훈이었다. 2000년 해태 타이거즈에 입단한 뒤 15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안방을 지켰다. 2000년대는 김상훈의 시대였다. 해태 타이거즈가 KIA 타이거즈로 바뀌었어도 김상훈은 늘 한결같이 홈을 지켜냈다.
그랬던 김상훈이 현역에서 물러났다. 그렇다면 '타이거즈' 명포수의 계보는 이제 끊긴 것일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 김상훈의 뒤를 이을 후보들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타이거즈'의 포수 라인은 아직 살아있다.
우선 차일목과 이성우를 들 수 있다. 이들은 김상훈과 거의 비슷한 세대의 인물들이다. '세대교체'라는 표현은 맞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 시점에서 차일목과 이성우는 김상훈 대신 가장 확실하게 팀의 안방을 지켜줄 수 있는, 그리고 지켜내고 있는 선수들이다. 특히 최근들어 기량이 한층 안정적으로 자리잡고 있는 이성우는 KIA의 뒤늦은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차일목 역시 전반기에 극도로 저조한 도루 저지율과 타격 부진의 이중고를 겪었지만, 후반기들어 다시금 심기일전한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22일 광주 LG 트윈스전에서는 이례적으로 2개의 도루 저지를 기록하면서 팀 승리의 초석을 쌓았다.
하지만 냉정하게 말해서 차일목과 이성우가 '김상훈의 후계자'는 아니다. 이들은 김상훈의 은퇴와 신진 세력들의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해줘야 하는 인물들이다. 그렇다면 과연 누가 새 계보를 적임자일까.
일단 KIA에는 백용환과 이홍구라는 두 명의 기대주가 있다. 아직 경험의 깊이는 얕다. 그러나 이들은 센스와 송구능력, 공격력 등에서 차세대 간판 포수감의 자질을 충분히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두 젊은 포수들은 사실 지난해 말부터 많은 기회를 얻었다. KIA 선동열 감독은 '포수 세대교체'의 필요성을 일찍부터 노리고 백용환과 이홍구에게서 그 해답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서투른 모습이 많이 나오더라도 꾸준히 출전기회를 줬다. 아예 올해부터는 붙박이로 1군에서 쓸 계획도 있었다.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때까지만 해도 선 감독의 1군 포수 엔트리 구상은 '백용환-이홍구' 체제였다.
하지만 포수는 하루 아침에 완성될 수 없다. 익혀야 할 기술도 많고, 경험도 풍부히 쌓아야 한다. 그래서 이들로만 1군 경기를 치러내는 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판단을 하기에 이르렀다. 그래도 틈이 나는대로 기회를 줬다. 올해 출전기회는 백용환이 훨씬 많이 얻었다. 이홍구는 시즌 초반 손목 골절상을 당해 오랜 기간 재활을 해야 했기 때문. 백용환은 1군에서 31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1푼1리에 4홈런 8타점을 기록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가 꾸준히 출전경험을 쌓고 있다. 이홍구 역시 최근에는 부상에서 회복해 2군 경기에 계속 나온다.
이들은 아직까지는 '새끼 호랑이'다. 그러나 언젠가는 타이거즈 안방마님의 계보를 확실히 꿰찰 수 있을만큼 성장할 것이 틀림없다. 과연 어떤 선수가 그 자리에 오를 지 기대된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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