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후반기, KIA 타이거즈 마운드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김진우(31)다.
올 시즌에 앞서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손꼽았던 두 명의 키플레이어. 바로 투수 송은범과 김진우였다. 선 감독은 이들이 선발 로테이션에서 10승 이상을 거두며 팀의 핵심 전력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이 예측은 결과적으로 틀렸다. 두 투수 모두 부상으로 인해 전반기에 정상적인 시즌을 치르지 못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보여줬던 뛰어난 위력을 전혀 발휘하지 못했다. 전반기 KIA가 고전했던 큰 이유다.
하지만 후반기에 접어들어 송은범과 김진우가 새로운 키플레이어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대신 역할은 조금 달라졌다. 송은범은 원래 계획대로 선발진에 재합류 한 상태다. 선발 복귀전이었던 지난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2실점으로 호투하며 기대를 갖게 했다.
그런데 송은범의 선발 복귀보다 더 주목해야 할 변화가 있다. 바로 김진우의 불펜합류다. 선발로 나왔을 때 계속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김진우가 불펜으로 나서는 동안 점차 자신감과 안정감을 회복하고 있는 분위기다. 특히 김진우는 선발을 했던 선수답게 3이닝 이상의 '롱릴리프' 역할을 무난하게 소화하고 있다. 이로 인해 향후 KIA 마운드에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이같은 변화의 조짐이 가장 확연하게 나타난 것이 바로 27일 대전 한화전이었다. 이날 팀 타선이 초반부터 대폭발한 덕분에 KIA 좌완 선발 양현종은 6이닝 5실점(4자책)을 하고도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워낙 초반 점수차가 컸다. 3회까지 12점을 뽑아 한화에 12-5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7회부터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김진우의 활약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결과적으로 김진우는 '3이닝 세이브'를 달성해낸 것이다. 지난해 9월30일 창원 NC다이노스전 (3⅓이닝 1안타 무실점)에서 3이닝 이상을 책임지며 '롱이닝 세이브'를 달성했다.
이후 300일 만의 세이브 추가. 이 역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결과물이다. 김진우는 최근 선발보다는 불펜에서 더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중간계투로 3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 중이기 때문이다. 7월 이후 김진우는 8경기에 나왔는데, 이중 선발은 지난 9일 인천 SK 와이번스전 단 1회 뿐이었다. 이때 김진우는 4⅔이닝 만에 5안타 4볼넷으로 5실점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김진우는 계속 불펜 역할을 소화중이다. KIA 벤치의 판단은 이렇다. "좋은 공을 갖고 있지만, 최근 들어서는 선발로서의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졌다. 이런 상황이라면 부담없는 상황에 불펜에서 던지게 해 자신감을 되찾게 해 줄 필요가 있다."
이런 판단은 꽤 정확했다. 김진우는 불펜으로 나온 7경기에서 단 1경기만 실점했다. 나머지 6경기에서는 모두 무실점을 기록하며 1승1세이브를 수확했다. 자연스럽게 시즌 막판 김진우의 역할이 결정되는 분위기다. 현재로서는 불펜에서 롱릴리프를 하며 시즌을 마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김진우의 이런 보직 변화는 KIA에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듯 하다. 일단 KIA는 선발진에 아쉬움이 없다. 에이스 양현종과 임준섭 김병현 등 토종 선발진이 꽤 선전하고 있다. 또 부진했던 데니스 홀튼을 웨이버 공시하고, 새 좌완투수 저스틴 토마스를 데려왔다. 토마스는 선발이다. 이렇게 4명은 꽉 찼다. 여기에 송은범이 가세했다. 그리고 토마스가 본격적으로 선발에 합류하기 전에는 서재응이 한 차례 정도 선발을 맡는다.
대신 불펜은 여전히 고민거리다. 필승조로 최영필 김태영 심동섭이 준비돼 있지만, 최영필과 김태영이 고령과 수술 후유증의 약점을 각각 안고 있다. 부하가 걸리기 쉽다. 심동섭이 홀로 버티긴 무리다. 그러나 김진우가 이 틈에 들어갈 경우에는 상황이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김진우 본인의 불펜 활약도도 좋지만, 다른 선수들에게 여유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김진우의 불펜진 합류를 기정사실이라고 본다면, KIA는 나름의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과연 김진우의 불펜 합류는 KIA 마운드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될까.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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