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비로소 '송은범'다워졌네요."
KIA 타이거즈 선동열 감독이 시즌 개막 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항상 강조했던 것이 있다. "올해 우리 팀의 성적은 송은범의 어깨에 달려있다." 송은범이 선발의 한 축을 잘 맡아주면 얼마든지 상위권 도약의 기대를 해볼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5월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송은범은 캠프 때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스스로도 자신감과 기대감이 매우 컸다.
그러나 송은범의 노력은 쉽게 보상받지 못했다. 구위는 좋았는데, 마운드에만 오르면 불안한 모습을 보여줬다. 급기야 부상까지 당했다. 지난 5월23일 울산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 때 선발로 나왔다가 부상을 당했다. 당시까지만 해도 시즌 막판이나 돼야 돌아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송은범은 불과 50일 만인 지난 12일 다시 1군에 복귀했다. 2군에서 절치부심한 끝에 부상에서 빨리 회복한 것이다. 이어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 전때 선발 복귀전을 치렀다. 이 경기에서 송은범은 6이닝 동안 7안타 3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투구수는 104개. 비록 팀 타선이 1점 밖에 뽑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송은범의 호투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선 감독 역시 송은범의 선발 복귀전에 상당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27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그 정도면 정말 잘 던진 것이다. 패전투수가 된 게 아까울 뿐이다"라며 칭찬했다. 결과보다 내용이 좋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렇다면 송은범은 자신의 선발 복귀전에 대해 어떤 평가를 내렸을까. 그는 "졌는데 뭘 잘했어요"라며 썩 탐탁치 않은 첫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잠시 뒤 "모처럼 '송은범다운' 경기를 한 것 같다"는 말을 했다.
무슨 말일까. 마운드 위에서 어쨌든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는 뜻이다. 송은범은 "사실 2회부터 팔에 힘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다치면 안된다'는 생각으로 상체에 힘을 빼고 무조건 하체 힘으로 공을 던졌다. 다음날 보니 오른발 엄지발가락 쪽 양말에 큰 구멍이 생겼더라. 발끝에 힘을 집중했다는 좋은 증거"라고 설명했다.
송은범은 "시즌 전반기에는 사실 내 폼이 좀 이상했다. 밸런스가 잘 안맞았는데, 이제는 그걸 찾게 된 것 같다"면서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계속 꾸준한 모습을 이어가겠다"고 다짐했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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