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은 최근 며칠간 두근대는 마음을 애써 감춰야 했다. 혹시라도 말이 새어나가면 '천기'가 누설될까봐. 그래서 모든 희망이 물거품으로 변해버릴까봐 노심초사했다. 혼자서만 꼭꼭 감춰놓은 비밀 사연이 하나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마음껏 이야기할 수 있게 됐다. '꿈'이 '현실'이 됐기 때문이다. 28일 오후 류중일 대표팀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대표팀 기술위원회가 2014 인천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최종 명단을 발표하자 김민성은 그간 혼자서만 간직해왔던 비밀을 털어놨다. 바로 대표팀 최종엔트리 합류에 대한 '예지몽'을 꾸었던 것이다.
김민성은 28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SK 와이번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질문 세례를 받았다. 24명의 대표팀 엔트리에 김민성의 이름이 포함되자 여기저기서 소감과 각오를 물어왔기 때문이다. 환한 표정으로 태극마크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겠다던 김민성은 갑자기 '꿈' 이야기를 했다.
"지난 24일 새벽 4시반 쯤이었어요. 대표팀에 발탁됐다는 꿈을 꾼 거에요. 그 꿈이 정말 생생해서 처음에는 마치 현실인 줄만 알았어요. 염경엽 감독님도 나오셔서 '축하한다'는 말을 해주실 정도였거든요. 꿈을 깬 뒤에는 그 기분을 간직하고 싶어서 휴대전화에 메모까지 해뒀다니까요."
오죽이나 대표팀 합류를 원했으면 꿈에서도 나왔을까. 그러나 이건 결과적으로 '개꿈'이 아닌 '예지몽'이었다. 정확히 4일 뒤 김민성의 이름은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들어있었다. 김민성은 "꿈을 꾸었을 때는 너무 기분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발탁되지 못할까봐 더 불안했었어요. 그래서 지금까지 아무에게도 말 못하고 있었는데, 이제는 속 시원히 얘기할 수 있게 됐네요"라며 환한 웃음을 지었다.
김민성은 대표팀 발표 전날까지 77경기에 출전해 정확히 타율 3할(290타수 87안타)에 7홈런 48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2007년 프로데뷔 후 커리어 하이 기록이다. 'AG로이드'의 영향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 2012년부터 3루수로 전환한 김민성은 대표팀에서 황재균과 함께 3루를 맡게될 전망. 그러나 롯데 시절(2007~2009)과 넥센 합류 초창기에는 2루수와 유격수를 맡기도 했다. 올해는 2루수와 유격수로 각 5경기 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기본적으로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자질은 있다.
'예지몽'대로 대표팀에 승선한 김민성은 "아직 가야 할 길이 멀어요. 대표팀에서의 내 위치와 내가 해야 할 일이 있기 때문에 그 역할에 맞게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며 대표팀 우승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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