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땡볕에서 야구하다가 밤에 하니까 너무 좋다. 이 느낌 때문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오늘도 프로야구의 미래라고 불리는 2군 선수들은 퓨처스리그에서 구슬땀을 흘린다. 오후 1시, 심지어 오전 11시에 경기가 열린다. 한여름에는 그야말로 '살인 더위'다. 뙤약볕 아래서 뛰다 보면, 얼굴은 새까맣게 타기 십상이다.
NC 다이노스의 좌완 유망주 노성호 역시 3개월 넘게 '낮 야구'를 했다. 개막 후 한 차례 선발등판한 뒤,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 지난 2012년 NC의 창단 첫 우선지명자. 하지만 기대 이상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선발 38경기(10경기 선발)서 2승8패 2홀드 평균자책점 7.29에 그쳤다. 올해도 첫 등판이었던 4월 11일 LG 트윈스전서 1이닝 3실점한 뒤 2군에 머물러야 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돌아온 노성호는 세번째 선발 기회에서 첫 승을 따냈다. 지난 11일 SK 와이번스전에서 5⅓이닝 1실점으로 팀의 4연패를 끊어내는 귀중한 선발승을 거뒀다.
노성호는 기복이 심한 투수다. 긁히는 날엔 류현진 부럽지 않은 공을 던지지만, 아닌 날엔 컨트롤이 안돼 고전을 면치 못한다. 하지만 이날은 다소 컨트롤이 잡힌 모습이었다.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까. 노성호는 "똑같은 밸런스로 던지는데 안 되는 날은 정말 안 풀린다. 그래도 제구가 조금 잡혔는데 대신 똑같은 힘으로 던져도 스피드가 안 나온다"고 말했다.
노성호는 150㎞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린다. 하지만 최근에는 145㎞ 부근으로 구속이 떨어졌다. 그는 "스피드가 좀더 올라왔으면 좋겠지만, 지금 타자를 못 이길 정도는 아니니 올해는 컨트롤 위주로 신경 쓰겠다"고 했다.
실제로 노성호는 마운드에서 볼을 남발하지 않으려고 애쓰고 있다. 볼-볼-볼 하다가 실점하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지 못할 때가 많은데, 컨트롤이 됐는데 맞아서 실점하면 '무엇이 문제였나'에 대한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노성호 본인 스스로도 문제점에 대해 조금씩 알아가고 있었다. 중요한 건 제구보다 경기운영능력일 지도 모른다.
그를 지도하는 최일언 투수코치의 생각은 어떨까. 1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만난 최 코치는 "지금 성호에게 스피드가 중요한 게 아니다. 스피드가 다소 떨어져도 공을 제대로 채서 던지면 삼진을 잡지 않나. 11일 경기에서 이재원과 최 정을 삼진 잡을 때 봐라. 구속보다 볼끝이 좋아 타자는 더 위력적으로 느낀다"고 말했다.
스피드에 대한 욕심은 버려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보다도 노성호에게 중요한 게 있었다. 바로 상황에 따른 투구 패턴이다.
최 코치는 "성호가 가끔씩 공을 '슥' 던질 때가 있다. 지금 전력투구를 해도 모자를 판에 주자가 없거나 긴장되지 않는 상황에 그런 공이 나온다. 하지만 그러다 카운트가 나빠지고, 주자를 내보내면 또다시 급해진다"고 밝혔다.
아마추어 시절 때부터 완급조절을 하던 습관이 남아 있는 것인데, 아마추어 땐 통했어도 프로는 다르다는 것이다. 아무리 하위타순에 있는 타자라도 프로는 프로다. 지금 노성호의 레벨이라면 보다 전력투구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상황을 가정해서 투구하는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최 코치는 "주자를 신경 써야 할 상황이 있고, 아닌 상황이 있다. 하지만 성호는 주자가 나가면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경향이 있다. 지금은 컨트롤이나 변화구 이런 걸 떠나서 상황에 맞게 최고의 공을 던지는 게 우선이다"라고 설명했다.
최 코치가 말한 부분이 바로 노성호가 찾아가려 하고 이는 '경기운영능력'이었다. NC는 내년 시즌 외국인선수 보유에 대한 창단 특전이 사라진다. 당장 토종투수로 선발 한 자리를 더 메워야 한다. NC는 노성호를 키워내야만 한다.
광주=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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