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편의 실화 소재 영화가 극장가를 찾아온다. 10년 전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았던 줄기세포 조작사건을 스크린으로 옮겼다. 임순례 감독의 신작 '제보자'다.
그동안 영화 '변호인', '도가니', '또 하나의 약속', '부러진 화살' 등 실제 사건들을 다룬 영화들은 극장가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때문에 '제보자'가 실화를 어떻게 극화했는지, 그리고 그 내용이 우리 사회에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25일 서울 동대문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보자' 제작보고회에서 임순례 감독은 "처음 제작사의 제안을 받았을 때 워낙 소재가 민감해서 곧바로 대답이 나오진 않았다"며 "이 시점에 이 영화를 만드는 게 한국사회에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임 감독은 "연출 제안을 받은 2012년에도 거짓이 진실에 앞서는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그것이 극대화된 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진실이 우리 사회에 얼마나 중요하고, 그것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노력이 얼마나 중요한가에 대해 작품의 포커스를 맞췄다"고 설명했다.
임 감독은 영화를 위해 생명공학을 공부하고 실제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만나 심층 취재를 했다. 그럼에도 "양측의 주장이 상반되는 지점이 있어서, 편향되거나 진실에 위배된 주관이 섞이지 않도록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실화와 픽션의 비율에 대해선 "학문적 과학적 사실을 변형할 수는 없기 때문에 핵심이 되는 사실과 진실은 그대로 가져왔고 그밖에는 영화적인 이야기들을 가져왔다"고 설명하며 "줄기세포의 진위여부를 다룬 영화가 아니라, 사건의 진실을 캐내는 언론인 쪽에 초점을 맞췄다"고 부연했다.
임 감독은 "(황우석) 박사님을 지지하는 분들이 제작사에 연락을 했다더라"며 "사건의 내용을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다뤄달라는 요구 사항이 있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영화의 두 주인공은 줄기세포 조작 사실을 제보한 연구팀장(유연석)과 그 제보를 바탕으로 진실을 추적해가는 시사 프로그램 PD(박해일)다. 지난 2001년 임순례 감독의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로 영화계에 데뷔한 박해일은 시나리오도 보지 않고 출연을 결정했다. 그는 "임순례 감독에 대한 신뢰 때문에 출연하겠다고 말했는데 나중에 시나리오를 받아보고서 굉장히 당황했다"며 "현실적이고 가볍지 않은 이야기라 고민했다"고 말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선 "PD라는 직업이 생각보다 집요함과 세심함을 필요로 한다는 걸 느꼈다"며 "그만큼 매력적인 직업이고 이 세상에서 참 중요한 일을 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고 했다.
가장 늦게 캐스팅된 유연석은 감독에 대한 신뢰에 덧붙여 평소에 존경하던 박해일과 호흡을 맞출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작품을 선택했다. 그는 "박해일 선배와 같이 눈을 맞추고 연기한다는 게 짜릿짜릿했다"며 "감독이 어떤 디렉션을 줘도 다 수용하고 후배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도록 배려해주셔서 촬영하면서 본받을 점이 많았다"고 소감을 말했다. 10월 개봉 예정.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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