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수가 수비에서 어떤 역할을 해주는지 봐야 합니다."
잘나가는 LG 트윈스는 후반기 주전 2루수로 박경수를 기용 중이다. 프로 입단 당시 대형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지만, 다 지나간 얘기다. 지금은 경기든, 훈련이든 성실의 대명사다. 엄청난 훈련량으로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혀를 내두르게 한다. 성실하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팀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타격이 그의 발목을 붙잡고 있다. 28일 SK 와이번스전까지 그의 타율은 1할9푼7리. 좀처럼 2할대 타율로 올라서지 못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팬들은 공격을 살리기 위해 김용의나 황목치승 등 대체 2루 요원들이 주전으로 뛰어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꺼내기도 한다.
하지만 팀을 이끄는 양상문 감독은 이 문제에 관해 확실한 선을 그었다. 양 감독의 생각은 확고했다. 양 감독은 "중요한 건 수비다. 손주인이 3루를 책임져준다는 가정 하에, 우리 팀에서 2루 수비만 놓고 보면 경수가 최고"라고 말했다. 물론, 박경수도 가끔 실책을 저지른다. 28일 SK전도 그랬다. 2회 병살 플레이에서 1루에 뿌린 송구가 좋지 않았다. 27일 두산 베어스전 1회에도 잡을 수 있는 타구의 바운드를 맞추지 못해 실책을 범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단순히 눈에 보이는 실책 한두개가 중요한게 아니다. 눈에 띄지 않는 병살 플레이, 수비 커버 등 경수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플레이들이 많다. 경기에 정말 중요한 요소들이다. 두산전 느린 땅볼 타구를 경수가 대시해 쉽게 처리해 쉬워보였던 것이지 다른 선수들이었다면 내야안타가 될 수 있는 타구들이었다"라고 강조했다.
양 감독은 이어 "지금 우리가 순위싸움을 하고 있지 않다면 김용의, 황목치승 등을 기용해 수비보다는 공격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치열한 순위 경쟁 중이다. 내야는 수비 안정에 우선을 두는게 맞다. 박경수가 안타를 못치고 김용의나 황목치승이 안타를 친다 하더라도 일단 박경수를 기용하고 다른 선수들에게 그 안타를 기대하는게 맞다"라며 앞으로도 박경수 카드를 이어갈 뜻임을 밝혔다. 현장에서는 박경수가 수비에서 주는 안정감이 LG 상승세의 기반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다.
다만, 좀처럼 오르지 않는 타율에 대해서는 "선수 본인도 타석에 들어설 때 전광판을 보고 위축이 될 것이다. 이는 본인이 잘 이겨내는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 선수가 조금 더 좋은 성적을 거뒀으면 팬들의 마음은 십분 이해한다. 하지만 맹목적인 비난을 한다면 그 선수는 부담감에 더욱 위축된 플레이를 할 수밖에 없다. 일단 현장에서 코스태프가 강한 믿음을 보이고 있으니 팬들도 믿음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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