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사이영상 후보들의 윤곽이 선명해지고 있다.
아메리칸리그에서는 시애틀 매리너스의 펠릭스 에르난데스가 한 발 정도 앞서 있고, 내셔널리그에서는 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가 독주하는 모양새다. 이들은 다승, 평균자책점, 투구이닝 등 주요 부문에서 경쟁자들을 압도하고 있다. 특히 후반기 들어 이들의 활약이 팀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는 점이 투표 기자단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4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O.co 콜리시엄에서 열린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이닝 동안 3안타 1실점의 호투를 펼치며 2대1 승리를 이끌었다. 상대 에이스인 존 레스터와의 맞대결에서 완승을 거둔 에르난데스는 시즌 14승5패, 평균자책점 2.18을 마크했다. 에르난데스는 최고 94마일짜리 직구와 90마일대 초반의 싱커, 체인지업을 앞세워 오클랜드 타선을 가볍게 막아냈다. 오클랜드전 통산 성적은 19승7패로 끌어올렸고, 올시즌에만 5번 상대해 4승을 따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30일 워싱턴 내셔널스전에서 7이닝 10안타 5실점으로 패전을 안으며 주춤했으나, 5일만의 등판에서 부진을 말끔히 씻어냈다. 후반기 9경기에서 3승3패, 평균자책점 2.34를 기록했다. 시애틀은 이날 현재 75승63패로 서부지구 3위에 머물러 있지만, 두 팀에게 주어지는 와일드카드에서는 오클랜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시즌 막판 에르난데스의 역할이 중요한 시점이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호투로 아메리칸리그 다승 공동 5위,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4위, 투구이닝 2위에 랭크됐다. 제레드 위버(LA 에인절스), 필 휴즈(미네소타 트윈스), 맥스 슈어저, 릭 포셀로(이상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등 다승 공동 1위 투수들은 평균자책점이 모두 3점대다. 평균자책점 1위인 크리스 세일(시카고 화이트삭스)은 다승(11승)과 투구이닝(149), 탈삼진(179개)에서 에르난데스에 크게 밀린다. 결국 에르난데스가 사이영상에 가장 근접해 있다는 의미다.
17승3패, 평균자책점 1.70을 마크하고 있는 커쇼는 두 부문 내셔널리그 선두다. 시즌 초 부상으로 40일 넘게 결장했지만, 복귀후 불같은 기세로 승수를 쌓아가더니 경쟁자들을 제쳤다. 6월 3일 화이트삭스전부터 8월 11일 밀워키 브루어스전까지 11연승을 달렸고, 지난 3일 워싱턴전에서도 8이닝 1실점의 호투로 다시 3연승을 이어갔다.
7월 5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서 8이닝 무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을 1.85로 끌어내린 이후 1점대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고, 후반기 들어서 3번이나 완투승을 올린 것도 인상적이다. 이변이 없는 한 커쇼는 역사상 세 번째로 4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에 오르는 투수가 될 것이 확실하다.
이날 현재 내셔널리그 다승 2위는 16승을 거둔 애덤 웨인라이트(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쟈니 쿠에토(신시내티 레즈), 매디슨 범가너(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3명인데, 이들의 평균자책점은 2점대다. 다만 커쇼는 투구이닝이 169⅓이닝 밖에 안된다는 게 흠이지만, 대세에는 지장이 없을 전망이다.
두 선수 모두 사이영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에르난데스는 2010년, 커쇼는 2011년과 2013년 각각 리그 최고 투수의 영예를 안았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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