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 필승조 투입 여부를 보면 우리 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알 수 있어요. 감독으로서 뿌듯하죠."
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에게 2014년은 잊을 수 없는 한해가 될 듯 하다. 2000년대 중반 롯데 자이언츠 감독직을 역임한 이후 오랫동안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그런데 갑자기 LG가 손을 내밀었다.
물론, 상황이 녹록지 않았다. 시즌 초반 꼴찌로 처진 팀. 어디서부터 수습을 해야할지 난감했다. 하지만 하나의 원칙을 세우고 뚝심있게 팀을 끌어왓다. '절대 조급해하지 말자. 차근차근 계단을 오르듯 올라야 한다'는 원칙을 지켰다. 그리고 이런 뚝심이 결실을 맺을 차례다.
LG는 3일 현재 4위다. 아직 4위가 확정된 것은 아니다. 끝까지 경쟁을 해야 한다. 하지만 시즌 초반 바닥까지 떨어졌던 팀이 4위 경쟁을 하고 있다는 자체 만으로도 놀라운 일이다.
양 감독은 이번 시즌을 어떻게 돌아보고 있을까. 한 경기 한 경기 결승전을 치르는 듯한 심정으로 피가 마르는 요즘이지만 이틀간 내린 비로 인해 넥센 히어로즈전이 취소되면서 다소 마음의 여유를 찾았다.
양 감독은 "처음에는 정말 힘들었다. 상대가 필승조 운용을 하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고 했다. 무슨 뜻일까. 시즌 초반 LG가 힘없는 경기력을 보여줄 때는 상대가 지고 있더라도 불펜 필승 계투조들을 모두 투입하더란다. LG를 상대로 충분히 역전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뜻이다. 그만큼 LG는 만만한 상대였다.
하지만 전력이 안정되고, 순위가 높아지며 바뀌기 시작했다. 양 감독은 "요즘은 상대가 4~5점을 앞서고 있어도 필승조 투수들을 모두 내보낸다. 그만큼 우리를 두려워한다는 뜻 아니겠는가. 이를 볼 때 감독으로서 뿌듯하다"고 했다.
물론, 여기서 만족할 수 없다. 여기까지 어렵게 왔기에 무조건 4위를 차지하고 싶은 게 감독의 마음이다. 양 감독은 "그래도 우리팀 필승조가 잘 정리되면서 힘이 붙은 것 같다"며 "한국야구는 결국 투수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지금의 전력을 잘 유지해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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