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기억은 절대 잊지 못하죠."
한국야구대표팀 포수 강민호가 자신의 첫 국가대표 출전 경기였던 2006년 도하아시안게임에 대해 얘기가 나오자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도하 참사'로 불리는 도하아시안게임은 그에게는 물론 한국야구에도 큰 충격이었다.
당시 6개 국가만 출전하는 바람에 토너먼트가 아닌 단일리그로 1번씩 경기를 치러 다승제로 금메달을 가렸는데 한국은 첫 경기이자 사실상 결승전인 대만에 2대4로 패했고, 이틀후엔 사회인야구 선수들로 구성된 일본에 마저 9회말 끝내기 홈런을 맞고 패해 결국 동메달에 그쳤다.
당시 한국은 아시안게임에서 병역 미필선수들이 병역혜택을 많이 받아야한다는 목소리가 컸다. WBC 4강의 긍지가 자만으로 이어지는 순간이었다. 대만에만 이기면 금메달을 딸 수 있다는 생각에 각 구단마다 미필 선수들을 대표팀에 포함시키기 위해 애를 썼고 이에 대해 여론도 긍정적이었다. 야구계와 팬들 모두 한국의 금메달을 당연시했었다.
하지만 결과는 그와는 달랐고 이후 한국은 국제대회마다 '도하 참사'를 얘기하며 선수들에게 정신무장을 하게 했다.
8년이 지난 뒤 인천 아시안게임. 이번 대표팀에 도하 참사를 겪은 선수는 이제 강민호 뿐이다.
강민호는 "대만 선수들의 비디오를 봤는데 난 이전부터 봐왔기에 그들의 실력을 알고 있었지만 몰랐던 다른 선수들이 놀란 것 같더라"며 "대만이 쉽게 이길 수 있는 팀이 절대 아니다"라며 방심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도하 때의 기억을 절대 잊지 못한다. 뿔뿔히 흩어져 (입국장)을 빠져나간 그 일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다"라고 했다. 당시 야구대표팀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나오기로 돼 있던 게이트가 아닌 다른 게이트로 빠져나갔다. 강민호는 "'선수들은 이쪽 게이트로 나가시면 됩니다'라는 안내해주시는 분의 말을 듣고 선수들이 그쪽이 아닌 다른 쪽 게이트로 흩어져서 나갔다"라고 당시 처참했던 심경을 말했다.
이번 아시안게임도 어찌보면 도하 때와 비슷한 분위기다. 전원 국내파에 병역 미필 선수들이 많다. 다른 점은 낙관론이 팽배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WBC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한국야구대표팀은 22일 태국을 시작으로 금메달의 해피엔딩을 향한 힘찬 시동을 한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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