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에 있는 문신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한국 남자 유도의 간판스타인 김재범(29·한국마사회)이 아시안게임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21일. 매트 위에서 기쁨을 만끽하는 김재범의 모습에서 유독 눈에 띄는 장면이 있었다. 김재범의 가슴에 새겨진 문신이다. 경기 중 도복이 벗겨질때마다 십자가 문신이 드러났다. 경기를 마친 김재범이 문신의 의미를 밝혔다. "항상 가슴에 십자가를 간직하고 싶었다."
독실한 크리스천인 김재범에게 종교의 의미는 특별하다. 자신이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고, 부상을 하고도 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는 것이 자신의 의지가 아닌, 믿음이 가져다 준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경기 전·후 자신만의 의식도 있다. 매트에 오르자마자 김재범은 두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한다. 승리를 따낸 뒤에는 다시 두 손을 하늘을 가리키는 세리머니를 한다. 무릎을 꿇고 두손을 모으는 기도 세리머니도 빠질 수 없는 레파토리다. 아시안게임 2연패를 달성한 날에도 마찬가지였다.
김재범은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첫 소감으로 "오늘 금메달을 따게 돼서 영광스럽게 생각하고 하나님에게 영광을 돌린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 후 세리머니에 대해 "종교적으로 많이 의지하고 있기 때문에 1등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라고 덧붙였다.
가슴에 십자가 문신을 새긴 시점은 런던올림픽 이후다. 자신의 믿음이 더욱 커지게 된 일이 있었다.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왼팔과 왼다리가 온전치 않아 김재범은 많은 불안감에 시달렸다. 그랜드슬램에 대한 압박감도 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재범은 세계 정상에 서며 세계 최연소 그랜드슬래머가 됐다. 이를 두고 김재범은 "내가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하나님께서 도와주셨기에 가능했다"고 했다. 올림픽 이후 김재범은 평소 생각만했던 일을 실행에 옮겼다. 가슴에 십자가를 새겨 넣은 뒤 김재범은 한 번 더 강해졌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손가락, 등, 어깨 부상에 시달렸지만 불안감 대신 믿음으로 부상을 극복했다.
인천=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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