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골문 뒤편에서 붉은악마의 '아리랑' 응원가가 터져나왔다. 본부석 오른쪽 아래에선 북한 응원단이 인공기를 흔들며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본부석 정면에는 300여명의 남북공동응원단이 '우리는 하나' 티셔츠를 맞춰 입고 한반도기를 흔들었다. 29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펼쳐진 여자축구 남-북 대결의 풍경이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전 '핫이슈'는 북한이었다. 그러나 정작 대회 개막 후 불꽃튀는 남-북대결을 볼 기회는 적었다. 푸른 그라운드에서 만난 태극낭자와 북녀들의 맞대결은 그래서 더 관심을 끌 수밖에 없었다.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굳은 날씨에도 7532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1000명을 넘기기도 어려운 국내 여자축구 현실을 감안하면 기적에 가까운 숫자다. 축구계 뿐만 아니라 남-북 체육계, 정계 인사들도 총출동 했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명예회장,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을 비롯해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트란 쿡투안 아시아축구연맹(AFC) 집행위원, 김병식 북한 선수단장, 유정복 인천시장, 원혜영 국회남북관계발전특별위원회 위원이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격려했다. 70여명의 북한 선수단도 경기장 중앙 스탠드에 자리를 잡았다. 현장 경비는 그 어느 경기보다 삼엄했다. 300여명의 경찰 병력이 경기장 곳곳에 배치됐다. 폭발물 탐지견까지 경기장을 배회했다.
경기 전까지만 해도 북한의 일방적인 우세가 점쳐졌다. 1승1무12패, 최근 맞대결 8연패를 당했다. 그러나 이날 만큼은 의미가 없는 전적이었다.전반 12분 정설빈(인천 현대제철)의 프리킥이 골망을 갈랐다. 뚝 떨어지는 슛을 향해 북한 골키퍼 정명희가 손을 뻗었지만,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라운드를 미끄러지며 포효하는 정설빈을 향해 모든 선수들이 모여들어 기쁨을 표출했다.
북녀들은 강했다. 선제골을 내준 뒤 곧바로 전열을 재정비, 경기를 주도했다. 두 번이나 골대를 맞추면서 간담을 서늘케 했다. 결국 전반 36분 리예경의 슛이 골망을 가르면서 전반전은 1-1 동점으로 마무리 됐다.
전반전 수비에 치중했던 윤덕여호는 후반전 지소연(첼시 레이디스)를 앞세워 반격에 나섰다. 자존심을 건 일진일퇴의 공방전이 펼쳐졌다. 응원석의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김광민 감독은 후반 8분 컨디션 난조로 벤치에 대기시켰던 히든카드 허은별을 투입하면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북한은 중앙 수비수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보직을 변경한 심서연(고양 대교)에 막혀 좀처럼 찬스를 잡지 못하며 고전했다. 팽팽한 긴장감이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전광판 시계는 어느덧 90분을 가리켰다.
북녀들의 버저비터골이 윤덕여호를 울렸다. 동아시안컵에서 멀티골로 윤덕여호를 울린 허은별이 저격수였다. 한국의 문전 실수를 놓치지 않고 그대로 오른발골로 골망을 갈랐다. 북한 선수단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그라운드로 뛰쳐나와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2005년 동아시안컵 이후 9년 만의 승리에 도전했던 윤덕여호는 주저앉아 눈물을 뿌렸다.
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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