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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과 북은 1978년 방콕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맞닥뜨렸다. 서슬퍼런 시절이었다. 득점없이 비기며 공동우승을 차지했지만 시상대에서 '냉전의 어둠'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북한의 주장 김종민이 먼저 시상대에 섰다. 이어 대한민국의 주장 김호곤이 올라서는 순간 도발했다. 엉덩이로 밀어버려 중심을 잃고 떨어졌다. 어깨동무로 막을 내렸지만 어쩔 수 없는 현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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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는 28년 만의 아시안게임 결승에 올랐다. 이광종호는 이날 태국과의 4강전에서 2대0으로 승리했다. 전반에 대세가 갈렸다. 전반 41분 이종호가 헤딩, 전반 45분 장현수가 페널티킥으로 연속골을 터트리며 일찌감치 결승행을 결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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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강호 이라크와 연장까지 치르는 혈투 끝에 결승에 진출했다. 연장 전반 6분 정일관의 프리킥골로 승부를 갈랐다. 북한이 아시안게임 결승에 오른 것은 1990년 베이징 대회(준우승) 이후 24년 만이다. 우승은 1978년이 마지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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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에는 인천아시안게임 여자 축구에서 남북 4강 대결이 열렸다. 그러나 경기 종료 직전 통한의 역전골을 허용하며 1대2로 무릎을 꿇었다. 그라운드는 아픔으로 얼룩졌다. 감독도 울고, 선수도 울었다. 태극낭자들의 눈물은 아직 마르지 않았다.
이번 대회 A조에서 출발한 한국은 6전 전승, F조의 북한은 5전 전승을 거뒀다. 이광종호가 처절한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 '역대 최약체'라는 평가 속에 마지막 무대까지 왔다. 여전히 시각은 냉온이 엇갈린다. 경기력이 만족할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차곡차곡 쌓아 올라 28년 만의 역사를 쓴 것은 그들의 작품이다.
남북대결까지, 시간은 하루 뿐이다.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한판이다. 이 기회가 가면 또 언제올지 모른다. 후회없는 혈투는 그들의 몫이다. 금메달이 아니면 의미가 없는 최후의 일전이 기다리고 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