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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세월을 돌아왔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는 2002년 부산 대회부터 23세 이하로 연령 제한이 생겼다. 3장의 와일드카드가 동시에 도입됐다. 첫 시작은 이운재 이영표 김영철이었다. 이운재와 이영표는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다. 기대가 컸다. 홈이점을 앞세워 순항했다. 그러나 4강에서 와일드카드가 고개를 숙였다. 이란과의 연장혈투 끝에 득점없이 비긴 후 승부차기에서 3-5로 패했다. 이운재는 승부차기에서 단 한 차례 선방도 없었고, 두 번째 키커로 나선 이영표는 실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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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이광종호의 와일드카드는 또 달랐다. 아픔이 있는 인물들이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이다. 김신욱과 김승규는 조별리그 최종전인 벨기에전(0대1 패)에서 첫 선발 기회를 잡았다. 부상으로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 승선한 박주호는 1분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생애 첫 월드컵, 그들의 성적표는 1무2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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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전방에는 김신욱, 중원에는 박주호, 골문에는 김승규가 버티고 있다. 박주호는 단 한 경기도 그르지 않고 수비형 미드필더에 포진, 공수가교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홍콩과의 16강전(3대0 승)에선 환상적인 중거리포로 골망을 흔들었다. 이미 16강 진출이 확정돼 라오스와의 조별리그 최종전(2대0 승)을 건너 뛴 김승규는 선발 출전한 5경기에서 모두 무실점을 자랑했다. 일본과의 8강, 태국과의 4강전에서 몸을 날리는 슈퍼 세이브로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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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전 후 김신욱의 반응이 흥미로웠다. "사실 거의 다 나았다. 몸상태가 70%라고 한건 상대를 방심시키기 위해서였다. 준비는 끝났고, 결정은 감독이 한다. 결승에서 북한을 만나게 돼 더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어 기쁘다." 미소가 흘렀다. 이 감독도 마음에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30일에는 "베스트로 들어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100%가 아니다. 결승전에서도 후반전에 상황이 안 좋아지면 들어갈 확률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일전을 하루 앞둔 1일에는 "선수들은 경기에 뛰고 싶어하기 마련이다. 욕심이 있을 것이다. 어제 경기에서도 투입을 고민했지만, 앞서고 있는 데다 수비에 신경을 써야 할 상황이었기 때문에 아꼈다. 결승전에서는 상황에 따라 투입할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