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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초롱은 경기도 가평의 명지산 이북지역에서만 자생하는 우리나라 특유의 식물이다. 금강산에서 처음 발견돼 학계에 보고되어 이같은 이름이 붙여졌다. 금강초롱에는 이런 이야기가 얽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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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동생에게 3년을 기약하고 길을 떠났다. 동생은 자나 깨나 오빠를 기다렸다. 3년이 지났다. 오빠는 돌아오지 않았다. 동생은 오빠를 찾아 금강산 골짜기를 헤매다녔다. 그런데 그만 날이 저물었다. 기진맥진했다. 길을 잃었고, 밤하늘에는 달빛 한 점 없었다. 도저히 발길을 뗄수가 없었다. 동생은 '초롱불이라도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런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눈물이 떨어진 자리에서 풀이 하나 자라더니 꽃이 피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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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후 오누이는 금강산에서 길을 잃은 길손들을 위해 금강산 곳곳에 금강초롱을 심었다고 한다.
매순간, 대한민국은 감동했다. 무릎에 물이 찼던 남현희, 자랑스런 엄마였다. 딸 (공)하이에게 금메달을 선물했다. 김재범은 왼쪽 손가락 인대가 끊어졌다. 구부리기도 힘들었다. 다른 손가락은 심하게 변형이 됐다. 그 손으로 금빛을 메쳤다. 여자 유도 금메달리스트 정경미, 발걸음을 힘들게 뗐다. 고질인 허리디스크의 통증이 너무 심했다. "감독님, 너무 힘듭니다"라며 몇번을 포기하려 했다. 그 고통, 포기의 유혹을 이겨냈다. 사재혁은 수술을 7번이나 받았다. 어머니는 "이제 그만 바벨을 놓자"며 말렸다. 몰래 수술대에 올랐다. 기적같은 복귀, 하지만 실격당했다. "올림픽 삼세번은 나가야죠." 그는 절대 넘어지지 않는 '오뚝이'다. 남자축구 대표팀은 역대 최약체라는 말을 들었다. 선수들도 인정했다. 그래서 더욱 뭉쳤다. '나'를 버렸다. '팀'을 위해 희생했다. 북한과의 결승전, 연장 종료직전에 쓴 환희의 드라마는 그렇게 나왔다.
태극전사들은 꿈을 위해 뛰었다. 아들 딸에게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이고 싶었다. 우리를, 팀을 위해 희생했다. 아파도 참았다. 넘어져도 오뚝이처럼 일어났다. 그러면 되지 않을까. 부끄럽지 않은 엄마 아빠가 되고, 우리를 생각하고, 꿈을 꾸고, 또 다시 일어서고. 그러면 우리 주변이 좀 더 환해지지 않을까.
이야기가 거창해졌다. 태극전사들에게 고맙다고, 수고했다고 말하려고 했는데. 이야기가 옆길로 빠졌다. 그러고 보니 태극전사들이 우리에게 준 선물은 감동만이 아닌 듯 하다. 밝은 가르침도 줬다. 자신을 속이지 않는 진정한 땀방울 속에는 배울 것이 참 많다. 정말 감사하다. 다시 한번 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친구가 보내준 글을 다시 읽어본다. 오누이는 길을 잃은 길손들을 위해 금강초롱을 심었다고 한다.
신보순기자 bsshi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