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력 하나만큼은 최고라고 해야할 것 같다.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이 시즌 막판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기록적인 안타 행진을 벌이고 있다. 남은 시즌 관심은 그가 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200안타 고지를 점령할 수 있을 것인가에 쏠리고 있다. 박병호가 도전하는 50홈런과 밴헤켄이 노리는 20승은 그 이전 몇몇 선수들이 달성했지만, 200안타는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점령을 허락하지 않은 '신의 영역'이었다.
서건창은 8일 목동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타수 3안타를 몰아쳤다. 최근 5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시즌 193개의 안타를 기록했다. 지난 1994년 이종범이 세운 196안타를 넘어 200안타를 노려볼 수 있는 페이스다. 서건창은 올시즌 팀이 치른 123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경기당 평균 1.57개의 안타를 친 셈. 이 페이스를 적용하면 산술적으로 201개의 안타를 때릴 수 있다. 팬들은 설레는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
타격감이 최고조에 올라 있다. 이날도 첫 두 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난 뒤 6회 세 번째 타석에서 삼성 선발 밴덴헐크를 상대로 빠른 직구를 받아쳐 우전안타를 때린데 이어 8회에는 좌전안타, 연장 10회에는 임창용을 초구를 공략해 깨끗한 중전안타를 날렸다. 상대투수의 유형, 구종, 스피드, 코스에 따라 정확하게 맞혀 때려내는 타법이 발군이었다. 특히 연장 10회 안타를 터뜨린 뒤 2루 도루와 상대의 폭투로 3루까지 진루한 서건창은 이택근의 타구가 포수 앞에 떨어진 틈을 타 재빨리 홈으로 쇄도해 끝내기 득점을 올렸다. 이날 승리의 주역은 서건창이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MVP 경쟁 판도에도 변화가 생겼다. 더이상 박병호, 강정호, 밴헤켄의 3파전이 아니다. 서건창이 200안타를 넘기면서 타격, 최다안타, 득점 타이틀을 차지할 경우 가장 유력한 MVP 후보로 떠오르게 된다. 서건창처럼 발빠르고 정교한 톱타자가 MVP에 오른 것은 지난 1994년 이종범이 유일하다. 이 또한 주목을 받는 이유다.
또 서건창은 이날 현재 38개의 2루타와 16개의 3루타를 때려 두 부문서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이미 한 시즌 최다 3루타 기록은 경신했다. 종전 최다 3루타 기록은 지난 1992년 롯데 자이언츠 이종운의 14개였다. 한 시즌 최다 2루타는 1999년 LG 트윈스 이병규와 2003년 KIA 타이거즈 이종범이 세운 43개다. 서건창이 5개를 보태면 타이 기록이 된다. 톱타자가 노릴 수 있는 기록과 타이틀 대부분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서건창은 "최다안타 기록이나 타이틀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팀 승리만 생각할 뿐"이라고 했다. 마음을 비우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는 의미다. 전 경기 출전 기록도 이어가고 있는 서건창이 시즌 막판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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