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을 내주어야 하는 서운함은 없다. 기록이란 게 깨지라고 있는 것이다. 신고선수 서건창의 절실함을 다른 선수들이 본받았으면 한다."
이종범 한화 이글스 코치(44)는 후배 서건창(25)이 최근 보여주고 있는 놀라운 타격 성적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이종범 코치는 선수 시절 타격의 달인으로 통했다. 잘 치고 잘 달렸다. 프로 2년차였던 지난 1994년에 역대 한 시즌 최다인 196안타를 때렸다. 124경기(총 126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9푼3리, 19홈런, 77타점, 84도루를 기록했다. 서건창은 11일 인천 SK 와이번스전에서 3안타를 치면서 196안타를 마크했다. 이종범 코치의 최다 안타 기록에 도달한 것이다. 서건창은 12일 현재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7푼3리, 7홈런, 66타점, 48도루를 기록하고 있다. 남은 4경기에서 4안타를 추가하면 사상 200안타다.
이종범 코치와 서건창은 광주일고 선후배다. 이종범이 광주일고를 졸업하고 건국대에 진학한 1989년에 서건창이 태어났다.
이 코치는 서건창의 이번 시즌 선전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서건창은 어렵게 프로무대에 들어온 선수다. 신고선수가 서건창 처럼 단시간에 정상급 타자로 도약하기가 어렵다. 그 선수가 보여준 절실함에 큰 박수를 보낸다. 다른 팀의 어린 선수들이 서건창을 본받았으면 좋겠다. 그
의 기록 보다 그 선수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쏟은 노력이 빛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서건창의 독특한 타격폼에 주목했다. 서건창은 타석에서 두 발을 거의 붙이고, 팔 또한 몸에 바짝 붙였다고 빠르게 방망이를 돌린다. 이번 시즌 중반에 지금의 타격폼이 몸에 붙었다. 이 코치는 "서건창은 큰 스윙 대신 짧고 간결하고 빠른 스윙을 할 수 있다. 자기 몸에 맞는 자세를 개발한 걸 인정해주어야 한다"면서 "서건창의 타격을 분석해보면 나쁜 공에 손을 대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지금도 20년 전인 1994시즌이 눈에 선한 듯 했다. 그는 그때는 매일 행복했다고 한다. 당시 이종범은 슬럼프를 몰랐다. 그는 "다시 그때로 돌아간다면 다른 기록은 말고 200안타 달성에 좀더 힘을 쏟았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시즌 도중에 생고기를 먹고 배탈이 나서 고생했던 기억이 있다고 했다. 체중이 줄면서 일시적으로 타격감이 떨어져 고생했다.
이 코치는 내년에 팀당 경기수가 144경기로 늘면 더 많은 안타 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부산=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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