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을 맞은 킹크랩이 절반 가격으로 떨어지는 이상 현상이 발생했다.
15일 서울 마포농수산물시장에 형성된 킹크랩 최상급 가격은 1㎏당 3만5000원 정도다.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에서도 킹크랩 소매가는 1㎏당 3만∼4만원 정도로 형성됐다. 이는 평소 킹크랩 1㎏당 6만원 정도에 형성됐던 가격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수산물 유통업계에선 킹크랩 가격이 폭락한 이유로 '허생'처럼 킹크랩을 독점하려 했던 한 수입업자가 킹크랩 사재기를 했다가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강원도 동해항 쪽의 한 수입업자가 킹크랩 200t을 혼자 독점하며 킹크랩 시장 가격을 조정하려고 했다가, 재고가 늘고 킹크랩이 보관 중 죽게 되자 버티지 못하고 킹크랩을 시장에 원가 수준으로 대량으로 처분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평소 한 주에 20~30t 정도 공급되던 킹크랩이 갑자기 70~100t 수준으로 공급량이 늘어나 가격이 폭락하게 된 것. '킹크랩판 허생'을 따라하려다 실패한 셈이다. 게다가 올해 킹크랩이 많이 잡히면서 공급량이 늘어난 것도 실패에 한몫을 했다.
'킹크랩 허생'이 이처럼 덤핑 가격으로 킹크랩을 시장에 판매하자, 다른 수입업자들까지 판매 가격을 내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자연스레 킹크랩 가격이 더 하락하게 됐다. 이번 일을 두고 상인들 사이에선 그동안 킹크랩 가격에 거품이 많았고, 가격이 지나치게 비싼 면이 있었다는 자성론까지 등장했다.
결국 '킹크랩 허생'의 실패 덕에 당장 소비자 입장에선 싼 가격에 킹크랩을 먹을 수 있게 됐지만, 향후 시장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조정돼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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