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은 잔치인데, 한쪽은 울상이다. 그것도 프로야구 한 팀과 프로농구 한 팀의 얘기다.
LG 트윈스가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2연승을 거두며 플레이오프 진출 8부능선을 넘었다. LG쪽은 축제 분위기. 하지만 프로농구 KCC 이지스는 LG의 선전에 속이 탄다. 구단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마케팅 분야 계획을 전면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사연은 이렇다. 보통 프로스포츠 응원을 이끄는 응원단장 들은 '투잡'을 한다. 여름철 야구단 응원단장을 하다 겨울철에는 농구, 배구쪽으로 넘어간다. 화려해보이는 직업이지만 보수는 생각보다 많지 않다. 이렇게 쉬지 않고 뛰어야 어느정도 넉넉한 삶을 살 수 있다고.
문제는 가을, 봄 야구와 농구-배구 시즌이 겹친다는 것이다. 가을은 야구가 큰 잔치를 벌일 때 농구-배구가 개막을 한다. 봄에는 반대다. 이 때가 문제다. LG 응원단장 오명섭씨의 예를 들자. 그는 LG 응원단장인 동시에 KCC 응원단장이기도 하다.
오씨는 최근 준플레이오프 응원에 바쁘다. 1, 2차전 원정지인 마산에도 출격했다. 그런데 마산 경기가 비로 인해 이틀 연속 취소되며 일정이 늘어졌다. 여기에 LG가 준플레이오프에서 기세를 잡아 플레이오프에 올라간다면 공백기는 더욱 길어진다. 만약 LG가 한국시리즈에 올라간다면 11월 중순까지 자리를 비울 수도 있다.
LG가 큰 무대에 올라갔기 때문에 응원단장은 당연히 필요한 상황. 그렇다고 KCC 역시 손을 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KCC도 전주실내체육관을 찾는 팬들에게 팬서비스를 해야 할 의무가 있다. KCC 관계자는 "응원단 문제를 생각하면 골치가 아프다. 그렇다고 우리 때문에 LG가 빨리 떨어지길 바랄 수도 없는 노릇 아닌가. 같은 프로팀으로서 입장을 바꿔 생각한다면 절대 안될 일이다. 현재는 팬들을 위해 대체 응원단장을 찾아야 하나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통, 응원단이 구단들과 계약을 할 때는 이런 애매한 상황에서의 우선 상황을 확실히 하고 간다. 예를 들어 '두 종목 중 한 팀이 플레이오프 등 큰 무대에 진출하면 그쪽에 우선적으로 투입된다'라는 식이다.
이런 예는 자주 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모비스 피버스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치어리더 팀과 응원단 계약을 맺었다. 모비스는 팬들을 위해 계약 조건을 확실히 했다. 만약, 모비스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한다면 에이스 박기량을 포함한 치어리더팀이 야구 경기와 관계없이 농구장에서 응원을 주도하는 것이었다. 모비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라가 우승을 차지했다. 롯데의 개막 즈음까지 챔피언결정전이 이어졌다. 롯데 치어리더팀은 울산과 부산을 오가며 쉬는 시간 없이 고군분투했다. 박기량씨는 그 중간 쓰러져 링거를 맞기도 했다.
프로농구 KGC 장내아나운서를 맡고있는 허지웅씨는,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구단 행사 사회를 보다가 행사가 길어지자 프로야구 LG 장내 아나운서 일을 해야한다면 중간에 자리를 떠난 일도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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