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구 몇 경기를 했는지 몰라요."
큰 경기를 앞둔 감독에게 취재진이 의례하는 질문 중 하나는 "좋은 꿈 꾸셨습니까"다. 이 꿈 질문에 감독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전 꿈을 꾸지 않습니다"라고 꿈얘기를 하지 않는 감독이 있는가 하면 "시리즈가 끝나면 말해줄게요"라며 뭔가 좋은 꿈을 꾼 듯한 반응을 보이는 감독도 있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다소 의외의 대답을 했다. 염 감독은27일 목동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취재진의 꿈 질문에 "꿈에서도 계속 경기를 했다"면서 "몇 경기를 했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아무래도 플레이오프를 대비하다보니 신경이 쓰일수밖에 없다. 여러 상황을 가정하고 그에 대한 대비책을 생각하다보니 꿈까지 꾸게 된 것. 그만큼 PO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NC와 LG를 모두 고려하다보니 어떤 날은 NC와 경기를 하고, 어떤 날은 LG와 경기를 했다고.
많이 이기셨냐는 질문에 "이긴 경기도 있고, 진 경기도 있었다"고 한 염 감독은 "한현희를 낼까 조상우를 낼까, 대타를 쓸까 말까 등 비록 꿈이지만 여러 상황을 겪었다. 감독은 여러 상황에 대한 대처법을 미리 생각을 하고 있어야 하는데 그런 점에선 이 꿈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라며 웃었다.
그냥 꿈으로 끝난게 아니었다. 염 감독은 "와이프가 욕 좀 그만하라고 했다"며 쑥스런 미소를 지었다. 즉 꿈을 꾸면서 잠꼬대를 했다는 것이다. 그것도 욕을 하면서 말이다. 염 감독은 "보통 욕을 입밖으로 내지는 않는다. 아무리 욕을 하고 싶어도 맘속으로만 한다"면서 "꿈이라 그런지 내가 말한대로 잘 되지 않으면 욕을 막 했던 것 같다"라고 했다.
염 감독이 꾼 꿈의 상황이 실전에서 나올까. 시리즈가 끝난 뒤 다시 물어봐야할 것 같다.
목동=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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