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감독이 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타개책은 타순을 바꾸는 일이다. 그러나 명분이 있어야 하고, 해당선수의 기분을 어떻게 만들어줄 것이냐도 중요한 문제다.
넥센 히어로즈는 1,2차전을 통해 타선의 엇박자 때문에 공격을 제대로 풀어가지 못했다. 6대3으로 이긴 1차전서는 중심타선이 말을 듣지 않았고, 2차전서는 2대9로 무기력하게 대패를 당했다. '지략가'로 불리는 넥센 염경엽 감독은 휴식일인 지난 29일 선수단 훈련을 생략했다. 특타가 필요한 타자 4명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은 숙소에서 휴식을 취했다.
하루가 지난 30일 잠실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염 감독은 평소처럼 넉넉한 미소를 지으며 덕아웃에 나타났다. 염 감독은 "지나간 일은 잊고 하던대로 하는 것이다. 선수들 각자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익숙해져 있다. 어젯밤에 나가 보니, 거의 다 나와서 방망이를 돌리고 있더라"며 웃었다.
이어 염 감독은 "오늘은 타순 변화가 약간 있다. 로티노는 어제 특타에서 감이 괜찮았다. 공격 쪽에 더 비중을 두는 게 맞는 것 같아 2번에 넣었다. 이택근은 부담이 좀 있는 것 같아 편안하게 7번으로 내렸다"며 바뀐 타순을 소개했다. 로티노는 1,2차전서 경기 후반 투입됐고, 이택근은 2경기에서 9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2회초 강정호의 솔로홈런으로 선취점을 얻은 넥센은 5회초 바뀐 타순의 효과를 톡톡히 누리며 사실상 승부를 결정지었다. 선두 김민성이 안타를 치고 나가자 이택근이 다시 중전안타를 날리며 찬스를 무사 1,2루로 만들었다. 이어 이성열이 번트 실패후 강공을 선택,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치며 김민성을 불러들였다. 계속된 무사 2,3루서 박동원이 LG 선발 리오단의 142㎞짜리 한가운데 낮은 직구를 받아쳐 우익수 키를 넘어가는 싹쓸이 2루타를 때려 4-1로 달아났다. 서건창의 희생번트로 1사 3루. 이어 로티노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리며 주자를 불러들였다. 넥센 선발 오재영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사실상 5회에 승부가 갈린 셈이다. 이택근과 로티노의 연결이 매끄러웠다.
넥센은 4차전서 LG 선발 류제국을 상대한다. 염 감독이 3차전서 적중한 타순을 그대로 들고 나가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을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잠실=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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