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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쯤이면 99%라고 해도 되나?" 세번째 별을 그린 최강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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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패배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지난 시즌처럼 마지막에 우승이 결정되어야 재미있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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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희 전북 감독은 요즘 주변의 시샘을 많이 받고 있다. K-리그 클래식 흥행을 위해서는 전북의 우승이 늦게 결정될수록 좋다는 말들이다. 또 가는 곳마다 "우승 축하한다"는 인사도 끊이지 않는다. 최 감독의 대응법은 한결 같다. 고개를 저으며 "우승 하지도 않았는데…"라고 말한다.

이랬던 최 감독이 이제는 우승을 눈 앞에 둔 상황을 즐기려나보다. 5일 전북 전주에서 만난 최 감독은 웃음 가득한 표정으로 주변에 퍼진 우승 기운을 받아 들였다. "이쯤이면 (우승이) 99%라고 얘기해도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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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상 올시즌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은 34라운드를 통해 끝이 났다. 2위 수원과의 승점차는 10점이다. 34라운드에서도 격차가 좁혀지지 않았다. 전북이 FC서울을 상대로 종료 직전에 버저비터골을 터트리는 '전북 극장'을 연출했다. 8일 제주에서 열리는 클래식 35라운드에서 승리할 경우 자력 우승을 확정한다. 패배해도 9일 열리는 '슈퍼매치'에서 수원이 서울에 무릎을 꿇는다면 전북은 가슴에 세 번째 별을 달게 된다.

섣부른 우승 예상조차 금기시하던 최 감독은 마음의 빗장이 풀리자 숨겨왔던 이야기들을 잔뜩 꺼냈다. "그동안 지난해같은 상황(시즌 최종전에서 울산이 포항에 역전 우승을 내줌)이 벌어질 여지를 주면 안된다는 생각이 컸다. 하지만 수원을 상대로 제파로프(성남)가 동점골을 넣었을 때 처음으로 우승을 생각했다." 지난 10월 19일 열린 수원과 성남의 32라운드, 수원은 2-1로 앞선 경기 종료 직전 수비 실수로 동점골을 내주며 2대2 무승부를 기록했다. 32라운드에서 인천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전북은 수원과의 승점차를 7점으로 벌렸다. 반면 제파로프의 골이 아니었다면 현재 전북의 '여유'도 없었다. 최 감독은 "그 경기에서 수원이 이겼으면 승점차가 5점이었다. 그리고 33라운드에서 우리가 수원에 졌으면 2점차로 스플릿에 돌입했어야 했다"며 제파로프에게 특별한 고마움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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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즌을 보내며 후회가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최 감독은 부상으로 시즌을 접은 이동국을 보면 가슴이 아프단다. "FA컵 120분이 악재였다. 이동국을 보면 연민이 느껴진다. 나이가 들면 10월~11월에 부상 위험이 있다. 이번에도 안뛰게 하려고 했는데 이동국이 '뛰겠다'고 고집 부리는 바람에…." 10월 22일 열린 성남과의 FA컵 4강전에서 120분을 뛴 이동국은 4일 뒤 열린 수원전에서 종아리 근육이 파열됐다. 곁에 있던 이동국이 "운이 안 좋았을 뿐이다. 그 상황이 다시 와도 뛸 것이다"라고 말하자 최 감독이 제대로 응수했다. "내년부터는 10월쯤 되면 이동국에게 출전 의사를 물어보지 않을 것이다. 그냥 무리된다 싶으면 뺄 것이다."

최 감독은 제주 원정을 우승 확정 무대로 생각하고 있다. 99%의 우승 가능성에 1%를 더하는 일만 남았다. 최 감독은 "이제 편안하게 남은 경기를 준비하도록 하겠다. 선수들도 편한 마음으로 경기에 나서지만 끝까지 흐트러져서는 안된다. 이긴다는 생각으로 제주로 향하겠다"고 덧붙였다. 전북은 6일 제주로 출발해 8일 경기를 마친 뒤 9일 전주로 복귀한다. 평소보다 긴 3박4일의 원정길이지만 세 번째 별을 그리는 최 감독의 발걸음은 어느때보다 가볍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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