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나가면 코치님한테 혼날텐데. 기사 좀 잘 써주십시오."
코치에게도 말하지 않은 몰래한 연습. 자신의 폼을 만들기 위해 아무도 모르게 피나게 노력한 결과가 포스트시즌에서 발휘되고 있다.
그 몰래한 연습의 주인공은 바로 넥센 히어로즈의 마무리 손승락이다.
손승락은 올시즌 32세이브로 2년 연속 세이브왕에 올랐지만 불안한 모습이 많았다. 평균자책점이 4.33이나 됐다. 초반엔 2군에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6번의 블론 세이브는 그동안 구원왕의 입지를 다져온 그에게 '불안'이란 마음이 들게 했다.
그러나 이번 포스트시즌에서는 예전의 믿음직한 손승락의 모습이다. LG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에 등판해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도 1차전에서 1이닝 1안타 무실점 세이브, 3차전서는 2⅓이닝 1안타 1실점을 했다. 그 아쉬운 실점은 8회초 이승엽이 쳤던 행운의 안타였다.
운명의 한국시리즈 5차전을 앞두고 잠실구장에서 만난 손승락은 자신감에 가득차 있었다. "플레이오프부터 정타로 맞은 것은 거의 없었다"라면서 자신에 피칭에 확신에 찬 느낌이었다.
그리고 그동안 숨겨왔던 그의 노력을 털어놨다. "시즌 내내 월요일마다 몰래 개인훈련을 했다"고 말했다. 월요일마다 그냥 간단히 러닝하고 쉐도우 피칭을 한 것도 아니었다. 월요일마다 하루 200∼300개씩 공을 뿌렸다. 정규시즌에서 마무리로 나서는 투수가 일주일에 한번씩 전지훈련을 한 셈이다. 이유는 투구폼을 고치기 위한 것.
손승락은 힘껏 피칭을 한뒤 펄쩍 뛰어오르는 역동적인 피칭으로 지난해 46세이브를 기록했었다. 당연히 그 폼을 계속 쓰는 것이 맞을 듯한데 손승락은 미래를 생각했다. "이런 자세로 오래 던질 수 있을까. 2∼3년 안에 힘이 떨어지지 않을까 생각했다"는 손승락은 "투구폼에 만족하지 못했다. 볼끝이 살아오른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라고 했다. 초반 생각만큼 볼이 나가지 않자 곧바로 결단을 내리고 혼자 훈련을 시작했다.
"투구 매커니즘에 대해서는 말씀드리기가 어렵다"라고 어떻게 바꿨는지에 대한 설명은 자제. 이어 손승락은 "코치님께도 말씀드리지 않고 혼자서 몰래 훈련을 했다"면서 "시즌 중에 투구폼을 바꾸려고 했으니 당연히 투구가 불안했다. 팀에 폐를 끼쳤다고 볼 수도 있다"라고 했다.
그러나 더 좋은 손승락이 되기 위한 노력은 계속됐고 드디어 결실을 맺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연습경기를 할 때 손에서 느낌이 왔다"고 했다. 손승락은 "그 자세를 만들기 위해 6개의 블론세이브를 한 것 같아 팀에 미안했다"면서 "그것을 만회할 기회가 왔으니 2회부터 9회까지, 아니 연장전까지 던지라고 해도 던질 준비가 돼 있다"며 각오를 다졌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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