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농구 KDB생명 포인트가드 이경은(27)은 23일 현재 WKBL(한국여자농구연맹) 공헌도 랭킹에서 토종 1위다. 전체 랭킹(외국인 선수 포함)에선 1위 샤데 휴스턴(우리은행)에 이은 2위다. 휴스턴이 195.50점이고, 이경은은 176.15점이다. 토종 2위이자 전체 3위는 신한은행의 해결사 김단비(163.50점)다.
WKBL 공헌도는 출전시간, 득점, 어시스트, 리바운드 등 각종 기록 등을 합산 누적한 종합 평가 점수로 한 선수가 팀 경기력에 얼마나 공헌했는지를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는 지표다.
이경은의 요즘 플레이는 한마디로 물이 올랐다. 그 어느 시즌 보다 흐름이 좋다. 2014~2015시즌 KB국민은행 정규시즌 7경기에 전부 출전(경기당 평균 33분54초), 경기당 평균 12.71득점, 평균 3.14리바운드, 평균 3.2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득점 부문에서 토종 2위, 전체 7위를 마크했다. 어시스트는 전체 4위. 2점슛의 성공수와 성공률에서 토종 1위다.
이경은의 이런 활약들은 이번 시즌 초반 KDB생명의 부진할 출발로 가려져 있다. KDB생명은 23일 하나외환을 꺾으면서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챙겼다. 7경기 만의 첫 승이었다.
이경은은 WKBL에서 가장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얼굴만 보면 천상 여자다. 상대방이 아무 이유없이 도와주고 싶은 보호본능을 일으킬 정도로 여리게 보인다. 하지마 코트 위에 선 이경은은 다르다. 발놀림이 빠르고 몸은 가볍다. 과감하게 치고 들어간다. 막히면 주저없이 림을 보고 던진다. 어쩔줄 몰라하던 모습이 많이 줄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이경은의 경기력이 기복이 심하다고 지적했다. 그의 올해 목표는 안정감 있는 경기력이다.
이경은도 벌써 프로경력이 9년이 됐다. 갸냘픈 소녀 이미지와 거리를 두는 게 맞다. 이제 KDB생명의 기둥으로 성장해야 한다. 그동안 중심축이었던 센터 신정자(34)는 이번 시즌부터 플레잉코치다. 신정자에게 지금까지 보여준 것 보다 더 많은 걸 기대하는 건 무리다. 이경은은 시즌 첫 승을 거둔 후 "우리가 그동안 움직이면서 경기를 풀었어야 했는데 서 있는 경우가 많았다. 1승의 소중함을 알았다. 더 간절한 마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경은의 성장은 한국 여자농구를 봐서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 베테랑 가드 이미선(35)이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주전으로 활약했다. 여자농구는 자원이 부족해 세대교체가 어렵고 또 그 속도도 늦다. 신한은행 최윤아(29)가 주춤하고 있는 상황이라 이경은 마저 부진할 경우 국가대표 포인트가드 계보는 중간을 건너뛸 수도 있다. 그 다음은 우리은행 박혜진(24) 이승아(22)로 내려간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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