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시장이 과열되고 있다. 사상 최고액 경신이 유력한 가운데 27일부터 외부 FA 시장이 개장한다.
FA 영입은 부족한 포지션을 메울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다. 물론 다른 팀과의 경쟁, 그리고 고액 지출을 감수해야 한다는 조건이 있지만 충분히 매력적인 선수 수급 방안이다.
지난 1999년 말부터 한국프로야구에는 FA 제도가 도입됐다. 지금보다 금액은 적었지만, 당시에도 FA는 성적을 내기 위한 단기 처방전으로 꼽혔다. 실제로 우승에 목마른 삼성 라이온즈나 암흑기에서 벗어나고자 했던 LG 트윈스는 FA 시장에서 '큰 손'으로 자리했다.
실제로 삼성은 FA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우승에 대한 한을 풀었다. 이후 내부 육성으로 눈을 돌렸지만, 당시만 해도 FA와 트레이드 등으로 좋은 선수들을 끌어 모은 게 강팀으로 올라선 원동력으로 꼽혔다.
반면 최근 트렌드는 정확히 반대다. 2000년대 후반 왕조를 이뤘던 SK 와이번스, 그리고 2009년 우승한 KIA 타이거즈, 2010년대의 최강자로 군림한 삼성 라이온즈를 보자. 이 팀들이 우승한 해 외부 FA 영입은 단 한 차례도 없었다.
2007년과 2008년, 그리고 2010년 우승을 차지한 SK는 내부 FA들을 지키는 데에만 집중했다. 외부 영입은 하나도 없었다. 이미 전임 조범현 감독 시절부터 팀은 리빌딩에 들어갔고, 김성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연달아 우승하며 강팀의 반열에 올라섰다.
2009년 조범현 감독이 이끈 KIA도 마찬가지였다. 그 해 LG와 롯데 자이언츠가 FA 시장에서 각각 이진영과 정성훈, 홍성흔을 영입하며 큰 손으로 자리했지만, KIA는 기존 선수단을 토대로 타이거즈 사상 열 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2011년부터 4년 연속 통합 우승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긴 삼성은 어떨까. 과거 '돈성'이라는 비난까지 시달렸던 삼성은 이후 내부 육성에 집중했고, 이들을 성장시켜 다시 최강팀으로 올라섰다.
특히 2012시즌과 2013시즌, 그리고 올시즌까지 FA들의 이적이 잦았지만, 삼성은 내부 FA를 잡는 것에만 집중했다. 시장이 과열되는 와중에 지난해 말 장원삼을 잔류시키며 쓴 60억원 정도를 제외하면, 큰 금액 지출도 없었다.
FA 영입이 성적을 보증하는 시대는 지났다. 오히려 실패 사례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많은 팀들이 FA 카드를 만지작거린다. 돈으로 단시간에 이뤄낼 수 있는, 최고의 전력 보강 요인인 건 확실하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팀을 운영할 필요도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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