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게 생각하려고 합니다. 그래야죠."
안양 KGC를 향한 주변의 걱정이 많다. 팀 내부 실상도 제대로 모르고, 국가대표 호화 라인업이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성적이 안난다며 지적만 한다. 그래서 KGC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은 힘들어 한다. 경기 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 후유증으로 성치 않은 몸을 가지고도 프로로서 자신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헌신하는 선수들은 죽을 맛이었다. 조금만 부진하면 "무슨 국가대표 선수들이 그러느냐"라는 말이 나왔다. 지난달 25일 원주 동부 프로미전을 앞두고 만난 오세근은 얼굴살이 쪽 빠져보인다는 말에 "요즘 스트레스가 장난 아닙니다"라고 말하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러더니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28일 이어진 서울 SK 나이츠전에서 1쿼터 점프 후 착지 과정에서 왼 발에 이상을 느꼈다. 조금 쉬다 다시 투입됐지만, 도저히 뛸 수 없는 상태임을 직감하고 바로 교체 사인을 냈다. 오세근은 당시를 돌이키며 "착지 과정에서 무언가 '쿵'하고 충돌하는 느낌이 났다"라고 했다. 발목에 있는 뼈 2개가 착지 순간 서로 충돌을 한 것이다. 그리고 한쪽 뼈가 조각이 나고 말았다.
오세근은 2년 전 왼발 아킬레스건 옆쪽 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았다. 그리고 그동안 농구를 하며 자신도 모르게 아픈 부위가 아닌 앞쪽에 하중을 두고 경기를 뛰어왔다. 그렇게 발목 앞쪽에 부하가 몰렸고, SK전 착지 도중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정식 명칭으로 좌측 족관절 내측 복사뼈 골절. 더 쉽게 설명하면 발목 안쪽 북숭아뼈가 조각이 났다. 다행히, 뼈가 완전히 골절된 것이 아니라 일부분 조각이 나있는 상태로, 깁스를 한 채로 2~3주 정도 휴식을 취하면 뼈는 다시 붙을 수 있다는 소견을 들었다.
수화기 너머로 오세근의 한숨 소리가 들려왔다. 오세근은 아시안게임 이후 발목, 무릎, 허리 등 몸이 성한 곳이 없었다. 하지만 자신에게 쏟아지는 기대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칭스태프도 최대한 출전시간을 조절해주기 위해 힘썼다. 그렇게 뛰는 동안은 '너무 힘이 들어 조금 쉬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승부 근성이 강한 오세근이다. 이제 당분간 뛸 수 없다는 사실에 답답할 뿐이다.
그래도 최대한 긍정적으로 이 상황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오세근은 "내가 빠지고 30일 KT전에서 이겼다. 왠지 이길 것 같더라. 경기 전 윌리엄스에게 '내가 없어도 네게 잘하면 무조건 이길 수 있다'라고 용기를 북돋웠다. 경기 후 윌리엄스가 나에게 와 '약속을 지켰다'라고 말하며 기뻐하더라. 나도 기분이 좋았다. 내가 다쳤다고 하니 동료 선,후배들이 더 이를 악물고 뛰는 모습을 봤다. 너무 고마웠다"라고 밝혔다.
오세근은 "깁스를 한 상태지만, 웬만한 웨이트트레이닝은 모두 소화가 가능하다. 그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제대로 하지 못해 근육도 많이 빠졌고, 그래서 힘이 더 들었다. 3주동안 쉬지 않고 웨이트트레이닝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즌 후반 (이)정현이도 온다. 지금 몸을 잘 만들어 팀이 정말 필요로 할 때 내 역할을 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 때까지 동료들이 조금만 더 힘을 내줬으면 한다. 다행히, 뼈만 붙어 통증만 없으면 곧바로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하더라. 완벽한 몸으로 돌아오겠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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