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비활동기간 훈련 문제에 대해 강경한 자세로 돌아섰다.
선수협은 2일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전원이 참가한 총회를 열고,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에 대해 결의했다. 야구규약 제138조[합동훈련]에 따라, 12월 1일부터 1월 15일까지는 합동훈련을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야구규약에는 구단 또는 선수는 매년 12월 1일부터 31일까지의 기간 중에는 야구경기 또는 합동훈련을 할 수없다고 명시돼 있다. 단, 12월 중에는 재활선수, 당해 연도 군제대선수에 한해 국내 및 해외 재활이 가능하며 트레이너만 동행할 수 있다고 예외를 두고 있다. 입단 예정 신인선수의 경우, 코치 지도와 함께 국내 훈련만 가능하다.
하지만 제도의 허점을 이용해 실질적인 합동훈련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았다. 구단에서 개인훈련 스케줄을 준다거나, 구장에 나와 훈련할 경우 코치들이 지도를 하는 식이다.
최근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이 비활동기간 훈련 금지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 훈련을 중시하는 김 감독은 합동훈련이 필요한 비주전 선수들에 대해서는 이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선수협 총회에서는 이에 강경대응하기로 결의했다. 기존에 허용됐던, 재활선수와 당해 연도 군제대선수도 합동훈련을 불허하기로 했다. 모든 한국야구위원회(KBO) 등록선수는 비활동기간 합동훈련 금지 규정을 지키도록 했다. 대신 신인선수와 신고선수, 무적선수만 예외로 뒀다.
선수협은 KBO와 협의해 구단에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선수협 내규상 최대 5000만원 이상의 벌금을 부과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내용이 없어 KBO와 협의를 언급한 것이다. 또한 규정을 어긴 팀을 언론에 공개하기로 했다.
서재응 선수협 회장은 "돈 많은 선수는 해외로 훈련가고, 돈 없는 선수는 훈련을 못한다고 하는데 고액 연봉자들도 나가는 선수는 많지 않다. 많은 선수들이 국내에서 훈련한다. 다수결 원칙에 따라 이렇게 결의했다"고 밝혔다.
재활선수까지 합동훈련을 금지시킨데 대해선 "지금까지 비활동기간 관련 규정은 잘 지켜져 왔다. 그런데 최근 우리에게 왜 훈련을 못하게 하느냐고 연락이 온다. 훈련을 시키겠다고 한다. 그래서 이런 방안을 내놓게 됐다"고 설명했다.
프로야구 선수들은 매년 2월부터 11월까지 10개월간 급여를 받는다.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의거하면, 12월과 1월은 훈련을 하지 않는 게 맞다고 볼 수 있다. 선수협은 이 문제를 이렇게 보기 보다는 법적으로 근로자 지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개인 사업자들이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궁극적으로 근로자임을 인정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비활동기간에 운동을 쉬겠다는 게 아니다. 개인훈련을 하는 기간이니, 각자 개인운동을 하자는 것이다. 모여서 하자고 주장하면 안 된다. 재활선수의 경우에도, 충분히 혼자 할 수 있다. 지금 제도를 악용해서 단체훈련하는 경우가 있다. 팀으로 모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비활동기간에는 야구장에 나가 개인훈련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야구장에 나가면, 개인훈련인데도 코칭스태프의 개입이 생길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이미 선수들에게 정해진 스케줄을 들이밀고, 지도를 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선수협은 이러한 문제를 원천차단하기 위해 완전히 밖에서 개인적으로 훈련하기로 결의했다.
신인, 신고, 무적선수 등 관리가 필요한 선수의 경우에는 예외로 뒀다. 훈련이 필요한 선수도 있다는 의견에 대해 선수협 측은 다수결의 원칙에 의해 이렇게 결의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서 회장은 "각자 프로라면, 마냥 쉬지 않는다. 모교에서도 몸을 만들 수 있다. 선수들이 해이해지지 않게 강조하고 싶지만, 정해진 스케줄 대신 프로라면 각자 몸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두산 베어스의 선수협 이사인 홍성흔은 "팀 훈련을 12월에 하고 싶어하는 선수는 없다. 코칭스태프도 마찬가지다. 모두 한 달이라는 기간밖에 개인 시간이 나지 않는다"며 "프로는 잘 하면 보상을 받는다. 요즘 같은 시대에 12월 한 달 쉰다고 마냥 쉬는 선수는 없다. 나도 밑에 선수들이 치고 올라오는데 무작정 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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