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내년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분위기 반전은 확실한데 3년 연속 목돈이 나갈 판이다.
올해 연봉 15억원인 김태균은 내년 시즌을 마치면 FA가 된다. 이미 80억원을 돌파한 FA계약은 내년 100억원 얘기가 도는데 별로 이상하게 느껴지지도 않는다. 김태균은 김현수(두산) 손승락(넥센)과 함께 내년 FA '태풍의 눈'이다. 한화는 일찌감치 "성적에 맞는 대우로 우선 잡는데 주력한다"는 내부방침을 세웠다. 노재덕 한화 단장은 최근 "원론적이지만 당연히 함께, 길게 간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2015시즌 한화는 중심 축이 바뀐다. 안팎에서 들썩인다. 만년 하위권인 한화를 응원하는 팬들은 '보살'로 불리며 인내와 의리의 아이콘이 됐지만 프로는 성적이 생명이다.지난해 류현진을 미국으로 보내고 난 뒤 정근우(4년간 70억원) 이용규(4년간 67억원)를 FA로 잡고, 올해도 FA시장에서 배영수 권혁 송은범을 묶어 87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FA 카드 3장을 모두 소진한 것은 체질을 바꾸겠다는 구단의 의지다.
모그룹도 이에 화답했다. 김승연 회장은 최종 2명의 감독 후보 중 김성근 감독(72)을 직접 낙점했다. 팬들은 이를 모든 것을 바꿔서라도 하위권을 벗어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김 감독이 오고, 마무리 훈련에선 단내가 나고, 선수들의 유니폼은 누더기가 되고 있다. 70을 넘긴 노 감독은 700개가 넘는 '지옥 펑고'를 치기 위해 아령을 들고, 복근 운동을 한다. 20일만에 7㎏을 뺀 선수가 나오고, 선수단엔 활력이 돈다.
때마침 한화그룹은 15년간 김승연 회장 비서실장을 맡았던 김충범 사장을 구단주대행 겸 대표이사로 급파했다. 이 모든 것이 몇달 새 회오리처럼 일어났다.
지난 3일 김 회장은 서울 장교동 본사 사옥으로 출근했다. 2012년 8월 배임 혐의로 1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 건강상태 악화로 구속집행정지를 받아 병원을 오가며 재판받은 지 2년 3개월 만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지난달 사회봉사명령 300시간도 채웠다.
김충범 사장은 "회장님의 입원 등 여러가지 일로 그룹이 야구단에 신경을 상대적으로 덜 쓴 측면도 있다. 이제부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룹차원의 지원은 이미 시작됐고, 거시적인 플랜으로 다가가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 성적이다.
내년 펄펄 나는 FA도 좋고, 기대주의 '크래이지 모드'도 흥분되지만 한화는 '김태균이 김태균 다워야' 한다. 노 단장은 "(김)태균이가 홈런도 좀 더 치고, 타점도 더 끌어올린다면 팀은 색깔 자체가 바뀔 것"이라고 했다. FA가 되도 구단이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은 김태균에 대한 믿음 때문이다. 프랜차이즈 스타, 한국을 대표하는 타자에 대한 예우에 앞서 한화가 바뀌려면 김태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때마침 김성근 감독은 김태균을 '20대의 김태균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야신의 마법으로 내년 김태균이 제대로 날아 몸값이 껑충 뛰더라도 한화는 '행복한 비명'을 지를 준비가 된 모습이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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