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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정부 들어 체육국장들이 수난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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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희극적인 장면이 연출됐다. 김 종 2차관이 부임 후 전횡을 휘둘렀다는 질책을 받고 여야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우상일 체육국장이 김 차관에게 '여야 대결로 몰고가야'라는 글이 담긴 쪽지를 건넨 사실이 공개되면서 벌어진 일이다. 여야 의원들은 초유의 일이라며 크게 흥분했고, 회의장은 발칵 뒤집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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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육계 개혁, '비정상의 정상화'가 문체부의 핵심 정책과제로 떠오른 지난해 10월 이후 체육 관료들의 수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노태강 체육국장이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자리를 내줬다. 대한승마협회 감사 결과를 보고한 이후인 지난해 9월 노 국장과 진재수 체육정책과장이 갑자기 경질됐다. 유 전 장관이 박근혜 대통령이 직접 경질을 지시했다고 했던 바로 그 상황이다. 일부에서 박 대통령과 가까운 비선 실세라고 주장하는 정윤회씨의 승마선수 딸이 얽힌 사안이다. 체육국장 경질 배후에 정윤회씨가 있다고 얘기가 나왔다. 청와대에서는 노 국장의 인사조치가 체육계 비리 척결에 미온적이어서 취해진 조치라고 설명하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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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면, 관광체육레저정책실의 체육정책관이 '체육진흥 장·단기 종합계획 수립·추진, 국가대표선수 육성·지원 등을 통한 전문체육 진흥, 생활체육/레저스포츠/스포츠산업 진흥 및 관련 단체 육성·지원, 국제체육교류 진흥, 태권도의 진흥 및 세계화, 장애인의 체육환경 조성 및 지원체계 개선 등을 추진한다'고 돼 있다. 고질적인 비리를 척결하겠다고 나선 시점에서 크게 위축된 문체부 체육관련 부서가 과연 체육계 비리 척결을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까.
문체부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2014년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는 체육계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전방위적 노력'이라고 자찬했다. 김 차관은 "연내에 스포츠 4대악 센터, 합동수사반의 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지난 1년간 문체부 체육정책 담당 고위직들은 정통 관료 출신, 스포츠 인사 출신,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너나할것없이 '비정상의 정상화'를 외치고, 비전을 선포하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책임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다. 이후 체육 개혁 드라이브는 '진정성'보다 '코드 맞추기' '보여주기'에 급급하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박근혜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태권도 심판 비리를 언급하고, 정부가 척결 의지를 천명한 지 1년이 지난 시점, 대한민국 스포츠계는 얼마나 더 맑아졌는가. 스포츠 4대악은 얼마나 척결됐는가. 현장의 체육인들은 얼마나 더 행복해졌는가. 여러 모로 답답한 상황이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