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전자랜드 엘리펀츠는 전주 KCC 이지스 공포증에서 탈출했다.
천금같은 승리였다. 전자랜드는 4일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 KCC와의 경기에서 79대77로 대역전승을 거뒀다. 이날 공동 6위 부산 kt 소닉붐의 경기가 없었기에 단독 6위가 됐다.
순위는 KCC에 앞서던 전자랜드지만 사실 걱정이 많은 경기였다. 이번 시즌 첫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뒀을 뿐, 내리 3번을 졌다. 경기 전 만난 유도훈 감독은 "KCC 때문에 잠을 못잤다. 뭐가 문제인지 찾으려 애썼다"고 했다. 결국은 KCC 외국인 선수 윌커슨이 핵심이다. 내-외곽을 휘저으며 뛰어난 득점 능력을 과시하는 윌커슨. 약점은 상대 외국인 선수의 높이가 좋을 때이다. 키가 크고 힘이 좋은 선수에 힘을 못쓴다. 하지만 전자랜드 포웰은 자신과 비슷한 포워드. 한결 플레이가 수월하다. 유도훈 감독은 "윌커슨에게 너무 많은 점수를 줬다"고 했고 KCC 허 재 감독도 "윌커슨이 전자랜드전에서는 힘을 낸다. 포웰을 상대로 조금 더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윌커슨은 이날 경기 혼자 24점을 몰아쳤다. 리바운드도 10개를 거둬내 더블더블을 완성했다.
또 유 감독이 걱정했던 것들이 모두 현실로 실현되고 말았다. 유 감독은 "김태술의 경기력이 좋아지고 있다. 센터들과 좋은 경기를 하는 것이 걱정"이라고 했다. 김태술은 이날 경기 10득점 4리바운드 6어시스트로 활약했다. 센터 하승진이 12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했는데, 경기 초반 하승진이 골밑에서 득점을 올려줘 기선제압을 할 수 있었다.
유 감독은 "윌커슨 뿐 아니라 그동안 신명호, 김지후 등 예상치 못하던 선수들에게 깜짝 활약을 하게 한 것도 패배의 원인이었다"고 했다. 이날은 정희재였다. 득점은 8점으로 많지 않았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 득점을 성공시키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전자랜드는 이 악재들을 모두 이겨냈다. 캡틴 포웰이 35득점 13리바운드의 눈부신 활약으로 경기 분위기를 뒤집었다. 캡틴의 힘이었다. 마지막 77-77 동점 상황서 수비 집중력을 발휘하고 재빠른 속공으로 차바위의 결승골이 터져 전자랜드는 귀중한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인천=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