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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망주 제조기' 양상문 감독, 유경국을 주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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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LG 트윈스 감독은 2000년대 중반 롯데 자이언츠 사령탑 시절 유망주들에게 꿈을 심어주는데 일가견이 있었다. 또 실제로 될성부른 선수들을 골라 출전 기회를 많이 주기도 했다. 그 덕분에 현재 스타 대접을 받으면서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선수들이 제법 있다.

최근 양상문 감독의 마음을 뒤흔든 선수가 있다. LG 골수팬들이 아닌 사람들에겐 무척 낯설다. 바로 우완 정통파 투수 유경국(24)이다.

그는 9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벌어진 NC 다이노스와의 이번 스프링캠프 첫 연습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기대이상의 호투를 보여주었다. 4이닝 동안 14타자를 상대했다. 1안타 1탈삼진 무실점. 투구수는 50개로 경제적이었다. NC 타선에 주전급 선수들이 상당수 빠진 걸 감안하더라도 부담이 많은 첫 연습경기에서 제법 긴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고 나갔다.

유경국이 이 결과로 인해 2015시즌 개막 1군 엔트리에 포함된다는 걸 보장할 수 없다. 하지만 양상문 감독이 앞으로도 눈여겨 보게 된 건 분명하다.

1군 감독의 경우 2군 또는 재활군에 있는 투수들의 실전 경기 투구를 길게 보지 못할 때가 많다. 따라서 주어진 기회에서 보여주지 못하면 사령탑의 기억 속에서 완전히 뒷편으로 밀릴 수밖에 없다. 그런 면에서 유경국은 매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유경국은 광주 동성고 출신이다. 2009년 아시아청소년선수권대회 대표 출신이다. 2010년 신인드래프트 2차 지명 3라운드에 LG 유니폼을 입었다. 초등학교 친구이자 라이벌이 넥센 히어로즈의 김정훈이다. 유경국은 동성고 시절 학교 선배 한기주 양현종의 뒤를 이을 주목받는 선발 투수였다.

하지만 프로 무대의 벽은 만만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1군 등판은 2010년 딱 1경기가 전부. 1이닝 3안타 2실점.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병역의 의무(공익근무)도 마쳤다. 지난해 퓨처스리그 16경기에 등판했다.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승5패. 하지만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 교육리그와 고치 마무리 캠프에서 가능성을 보였다. 차명석 수석코치와 박석진 코치가 주목, 양상문 감독에게 추천했다.

유경국은 '작은 고추'다. 투수치고는 키가 1m77로 작은 편이다. 하지만 공을 야무지게 던진다. 커브와 슬라이더 등 변화구가 예리하면서도 제구가 잘 된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0㎞대 중반. 하지만 아직 경기 운영 능력이 떨어진다.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지만 아직 위기 상황에서 평소 자기 구위를 유지하지 못한다. 아직 실전 경험도 적다.

양상문 감독은 지난달 시무식에서 선수들에게 공평하게 기회를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치의 부끄러움도 없이 경기력이 좋은 선수를 골라서 경기에 투입하겠다고 했다.

유경국을 비롯한 그동안 음지에서 '칼'을 갈았던 비주류 선수들에게 지금 보다 더 좋은 기회는 없을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