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전지훈련 캠프를 돌아보고 있는 KBS N 스포츠의 해설진들은 SK 와이번스의 전력 업그레이드의 핵심으로 '정우람 컴백'을 꼽았다. 송진우 위원은 "SK 불펜진이 괜찮다. 특히 정우람이 돌아와 확실한 마무리 투수를 가지고 시즌을 꾸릴 수 있게 됐다"고 전망했다. 공교롭게도 정우람이 없던 두 시즌 동안 SK는 불펜진 난조로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는 정우람을 비롯해 필승조를 탄탄하게 꾸릴 수 있게 됐다.
정우람은 지난 2012년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해 2년간의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가을 팀에 합류했다. 당시 정우람은 팔꿈치 부상 중이었던 까닭으로 경찰청 야구단이나 상무 입대가 어려웠다. 계속 운동을 할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한 것이다. 당시 걱정이 많았지만, 현재 정우람의 몸상태에는 아무 문제가 없다. 2년간 몸관리를 할 수 있었던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일본 오키나와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SK는 요즘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키우고 있다. 정우람도 정상적으로 훈련을 소화하고 있다. 정우람은 16일 우라소에구장에서 열린 야쿠르트 스왈로즈와의 연습경기에서 2-1로 앞선 8회말에 등판했다. 실전 마운드에 오른 것은 2년 4개월만이었다. 결과는 1이닝 1실점. 2루타와 사구를 내주면서 점수를 허용했다. 그러나 걱정할만한 내용은 아니었다. 김용희 감독은 "우람이가 좋은 공을 보여줬다. 다른 팀하고의 경기는 처음이기 때문에 긴장감이 높았을 것이다. 크게 걱정할 부분은 아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앞으로도 꾸준히 1이닝씩을 소화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이날 직구 구속은 최고 142㎞까지 나왔다. 스피드는 어느 정도 완성돼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전 투구 감각이 과제일 뿐이지, 구위와 제구력은 시즌 개막 이전까지 정상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정우람은 "미국 캠프 때보다 지금이 훨씬 괜찮다. 이곳으로 와서 처음으로 불펜피칭을 했는데 원하는 코스에 공이 잘 들어가고 나쁘지 않은 것 같다"며 훈련 과정에 대해 만족감을 나타냈다. 자신의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잘 알고 있다. 정우람은 "구속은 원래 빠른 투수가 아니다. 늘리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도 아니다. 구속은 신경쓰지 않는다"면서 "다만 연투 능력이 문제인데 몸이 좀더 만들어지고 나서 생각해야 할 부분이다. 마운드에서의 감이 잡히면 연투도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우람은 올시즌을 마치면 FA 자격을 얻기 때문에 이 또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다. SK가 기대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한다. 정우람은 "확실히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군 복무도 마치고 가정도 꾸리고 했으니, 여러가지 복합적으로 동기부여가 되는 것 같다"고 했다.
사실 10개 구단 가운데 확실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은 많지 않다. 많은 팀들이 이번 전훈 캠프에서 마무리 투수를 새롭게 발굴해 키우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비하면 SK는 걱정이 적은 편이다. 정우람은 "중간계투를 할 때도 그랬지만, 어떤 보직에 있든 최고가 돼보자는 마음을 가지고 있었다.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이 없다. 오승환 선배님이 좋은 사례를 보여주셨 듯 나도 주어진 기회에서 2년 동안 준비한 것을 제대로 쏟아보고 싶다"며 각오를 나타냈다. 오키나와=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