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로 마운드에 오르는 게 가장 떨리던데요."
넥센 히어로즈의 손 혁 신임 투수코치는 '마운드 재건'이라는 중책을 안고 있다. 넥센은 지난 2009년 이현승(현 두산) 이후 토종 10승 투수가 없다.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한 지난해에도 무너진 선발진 속에 조상우-한현희-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조 세 명으로 버텼다. 더 높은 곳으로 올라서기 위해서는 투수력 보강이 절실하다.
손 코치는 지난 2009년 초 한화 이글스 투수 인스트럭터를 한 게 국내 지도자 경력의 전부다. 이후 MBC 스포츠+에서 해설위원을 하면서 투수 이론과 다양한 분석력으로 호평을 받았고, 지난해 말 넥센의 부름을 받게 됐다. 프로 구단 코치로서는 첫 발을 내딛는 셈이다.
첫 발걸음. 손 코치는 지난 25일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에서 설레지만, 한편으로는 무거운 첫 발걸음을 떼었다. 투수교체를 위해 처음 마운드에 오른 순간. 만감이 교차했다.
손 코치는 당시를 떠올리며 "여러 가지 생각이 났다. 내가 투수로서 마운드에 올랐을 때, 그리고 와이프(전 프로골퍼 한희원)가 경기를 할 때 함께 하는 순간과 비교가 됐다. 그런데 코치로 마운드에 오를 때가 가장 떨렸다"고 말했다.
부인의 현역 시절 투어에도 자주 동행했던 그다. 누군가의 플레이를 지켜본다는 측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부인의 스윙보다 더욱 떨리는 게 선수들의 투구였다.
손 코치는 "와이프를 볼 때와 선수들을 보는 게 정말 다르더라. 우리 선수들과는 내가 같이 만들어가는 것 아닌가. 그동안 함께 한 것에 대한 생각이 많이 났다"며 웃었다.
아직 '초보코치'지만, 지도 철학은 분명해 보였다. 손 코치는 "코치는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도와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하라고 해서 선수들이 변화하는 게 아니다. 선수들이 흔들릴 때 잡아주는 게 내 역할이다. 변화하는 선수들을 돕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넥센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화끈한 타선에 비해 마운드에서 여전히 문제점이 노출되고 있다. 손 코치는 "시즌 때 이렇게 맞는 것보다 지금 맞는 게 낫다.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오키나와=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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