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랜드는 외국인 선수를 주장으로 쓰는 파격적인 선택을 한 팀이다. 이 속엔 유도훈 감독과 주장 리카르도 포웰 사이의 재미있는 관계가 있다.
SK와의 6강 플레이오프가 열린 9일 잠실학생체육관. 이날 역시 둘의 복잡하고도 재미있는 관계를 확인할 수 있었다. 2쿼터 종료 직전, 유 감독은 급하게 본부석에 교체 의사를 밝혔다. 코트 밖으로 나온 포웰은 곧장 라커룸으로 들어갔다.
둘 사이에 불협화음이 있던 걸까. 경기 후 유도훈 감독은 당시 상황에 대해 "파울 콜에 민감했는데 코트 안에서는 주장이기 때문에 집중을 해달라고 했다. 포웰에게 '네가 억울해도 다같이 억울하다. 초반처럼 집중력을 보여달라'고 했는데, 거꾸로 자기는 집중하고 있다고 해서 빼줬다"고 밝혔다.
둘 사이의 '밀당(밀고 당기기)'을 확인할 수 있는 장면.
포웰은 당시 상황에 대해 "감독님이 날 사랑한다고 말했다"며 농담으로 응수했다. 그는 "감독님과 난 특별한 관계다. 서로 부딪힘도 있지만, 팀이 원하는 부분이고, 플레이에서 필요한 부분을 표현하다 보니 그렇다. 서로가 서로를 잘 알고 있고, 공통점이 많아 부딪힘이 생기는 것 같은데 5초면 바로 풀리는 사이다"라며 웃었다.
전자랜드에서 포웰의 존재감은 크다. 경기 외적으로도 젊은 국내 선수들을 도우며 귀감이 되고 있다. 둘의 즐거운 '밀당'은 이날 전자랜드에 1차전 승리를 안겼다.
잠실학생=이명노 기자 nirvan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