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메시' 지소연(24·첼시레이디스)이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올시즌 첫 경기인 잉글랜드 여자축구 FA컵에서 마수걸이골을 터뜨리며 첼시레이디스의 대승을 이끌었다.
첼시는 22일 밤 11시(한국시각) 영국 위스셰프 파크에서 펼쳐진 여자축구 FA컵 5라운드 왓포드와의 홈경기에서 전반 10분 지소연의 선제 결승골, 전반 14분, 전반 43분, 후반 19분 '스웨덴 신성' 마리아 바누시치의 해트트릭, 전반 30분 젬마 데이비슨의 페널티킥, 후반 35분 신예 밀리 브라이트의 연속골에 힘입어 6대0으로 대승했다.
4-3-3 포메이션에서 주장 케이티 채프먼, 데이비슨과 함께 중앙미드필더로 선발 출격한 지소연은 풀타임을 소화하며, 1골 1도움의 멀티 활약으로 대승의 선봉장이 됐다.
첼시는 전반 10분 지소연의 선제 결승골로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찔러준 패스를 이어받아 페널티 에어리어 정면에서 전매특허인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호쾌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지소연은 이날 해트트릭을 기록한 1995년생 스웨덴 에이스 바누시치의 골도 도왔다. 전반 43분, 코너킥 상황에서 흘러나온 볼을 놓치지 않았다. 페널티박스 오른쪽에서 정확한 택배 크로스를 올렸다. 바누시치가 헤딩으로 팀의 4번째 골을 넣었다. 전반을 4-0으로 앞선 채 마친 첼시레이디스는 후반에 2골을 추가하며 대승을 완성했다.
경기 직후 지소연은 "올시즌도 스타트가 좋아서 기분이 좋다"며 미소 지었다. 29일 개막하는 잉글랜드 여자축구 슈퍼리그(WSL) 새 시즌을 앞두고 FA컵에서 감각을 예열했다. 지소연은 지난 3월 초 키프로스컵 첫경기 이탈리아전(1대2 패)에서 동점골을 꽂아넣으며 맹활약했지만 이후 지독한 몸살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그때 감기가 걸린 후 몸이 아직 다 올라오지 않았다"고 했지만, 돌아온 지소연은 이날 1골1도움, 특히 기선을 제압하는 선제 결승골로 건재를 과시했다. 첼시 레이디스 공식 홈페이지는 첫 경기 대승 소식을 전하며, 지소연의 사진을 메인에 내세웠다. 지소연은 겸손했다. "아직 첫경기를 했을 뿐이다. 다음주 리그가 시작되는데 첫 경기가 '강팀' 노츠카운티 원정이다. 이 경기 이후에 올시즌 판세를 알 수 있을 것같다"고 했다.
17년만에 성사된 윤덕여호의 안방 A매치에 대한 기대도 크다. 4월 A매치까지 지소연은 소속팀에서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30일 새벽 1시 노츠카운티 원정, 내달 3일 새벽 3시 브리스톨 아카데미 원정을 치른 직후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4일 오전 대표팀에 합류한 후, 이튿날인 5일(인천축구전용경기장)과 8일(대전월드컵경기장) 러시아와의 A매치 2연전에 나서야 한다. 지소연은 개의치 않았다. "17년만에 우리나라에서 여자축구 A매치가 열리게 된 것이 눈물 날 듯이 기쁘다"고만 했다.
WSL 2년차가 된 올시즌의 목표는 지난해의 지소연을 뛰어넘는 것이다. 지소연은 데뷔 시즌인 지난해 19경기에서 9골을 터뜨리며 WSL 선수들이 직접 뽑은 올해의 선수상, '런던 최고의 선수'를 뜻하는 런던 어워즈 여자선수상을 휩쓸었다. '지메시 효과'에 힘입어 중하위권을 전전하던 첼시의 성적은 2013년 리그 7위에서 2014년 리그 2위로 수직상승했다. 팀 역사상 최초로 유럽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냈다. 지소연은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2년차(소포모어) 징크스를 날리는 것이 목표"라며 웃었다. 공격포인트를 묻는 질문에 "지난해 9골을 넘어서는 것"이라고 에둘러 말했다. 지난 2월 런던으로 출국하며 지소연은 새시즌 목표를 "텐텐! 10골-10도움"이라고 밝혔었다. '지메시' 지소연의 잉글랜드 시즌2가 시작됐다. 첫 단추를 잘 꿰었다.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